다짜고짜말걸기 | <58> 하종태 (80·남면 임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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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말걸기 | <58> 하종태 (80·남면 임포마을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06.21 09:58
  • 호수 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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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산` 병풍두른 섬이정원, 많이들 오라고 소문 잘 내줘!

남면 유구마을의 섬이정원, 이곳은 두 아이의 아빠가 남해 다랭이논의 유채꽃에 반해서 덜컥 와 근 10년 동안 어디에도 없는 정원을 가꾸려 구슬땀으로 일군 그런 `비밀의 정원`이다.

마을주민 모셔놓고 감사 잔치 연 지난 14일, 드디어 비밀의 베일을 벗은 초여름의 정원은 그야말로 파스텔이 가득한 수채화였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찾은 마을사람들은 미로 같은 정원 곳곳을 누비고. 그곳에서 나무 의자에 앉아 한 쪽 산을 바라보는 하종태 어르신을 보았다.

어르신, 저게 무슨 산이길래요^ 저게 `고동산`이야. 산 봉우리 한가운데 굴이 두 개 있거든. 그 굴에는 아무나 못 들어가, 그 굴 안에 고동 알제? 바닷고동, 그 껍질이 많이 발견됐다고 해서 고동산이라고 불러.

우와, 신기하네요. 저 산 속에 고동이라니. 뭔가 신석기 시대 같아요 ^ 저 산이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 죽었을 때는 벌거벗었었어, 돌비늘마냥 벌겋게. 또 저 산이 나라가 시끄러워질라쿠모 `우~우웅~`하고 큰 황소울음 소리도 나. 저 산은 별명도 갖고 있지. 별매산이라고. 저 산 모양 자체가 (두 팔을 쫙 펼치시며) 하늘의 별처럼 날아오르려는 새 `매`를 닮았다고 해서, 별매산이라케. 

할아버지는 어디 사시는데요 ^ 너매, 저기 너매 살아. (동네이름이 우찌됩니꺼?) 임포, 임포마을 살아.

임포마을 살기 좋잖아요 ^ 여기 섬이정원 만든 사람이 임포에 몇 년 살았거든. 한 3년 살았었지. 그래서 요 일대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 참 성실하고 잘 했구만. 섬이정원 많이 쫌 오라고 소문 좀 내 줘.

그러게요, 정말 자연의 결은 그대로 살리면서 이렇게 가꿔놓은 것 보고 감탄했어요. 근데 올라오는 도로가 너무 좁아서 걱정이에요 ^ 안 그래도 죄다 그걸 걱정해. 길은 좁고 구불지제, 차 댈 데도 별로 안 되제, 저 식구들이 서울서 내려와서 을매나 고생을 해서 맹글었는데, 군에서 길을 좀 내줬시모 좋겠어.

아내와 같이 왔다는 하종태 어르신은 남면에 이리 좋은 곳이 생겼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꽃에 웃고 같이 온 마을주민들에 또 한 번 웃으신다. 참으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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