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의 분노, 부메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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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분노, 부메랑된다"
  • 최정민 시민기자
  • 승인 2016.07.26 11:06
  • 호수 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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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영화 '클로니클'로 보는 성주군민의 분노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조금 황당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상상을 해 봤음직하다. 초능력과 관련해 영화 룏클로니클룑은 초능력이라는 가상능력을 통해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신뢰와 사회 구조 및 권력의 문제 등 무한한 상상을 가능케 하지 않나 싶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 룏클로니클룑을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자.

파티장에서 빠져나온 고교생 친구 앤드류와 맷, 스티브는 우연히 발견한 땅굴에서 정체모를 돌덩이를 만진 후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손짓만으로 물건을 움직이거나, 포크에 찔려도 다치지 않는 등 어릴 때 한번쯤은 꿈꿔왔던 슈퍼 파워를 갖게 된 이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에 심취한 결과 점점 커지는 슈퍼파워를 제어하지 못한 우발적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등 앤드류는 이상행동을 보이며 점점 공격적으로 변한다. 위험한 앤드류의 능력에 도시는 점차 혼란에 휩싸인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왜 맷과 스티브가 아니라 앤드류를 조명했을까?

온정적이지만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향한 슬픔 , 돈만 밝히며 자식에게 애정은 커녕 상습적인 폭행만 일삼는 아버지를 향한 분노, 무턱대고 찍어대는 비디오 촬영으로 집단 따돌림과 구타를 하는 학교친구들을 향한 무기력 한마디로 말해,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를 사회가 외면했을때 부메랑처럼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는, 초능력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약자가 버림받고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세상 자체를 적으로 돌리게 됨을 감독은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2007년 4월 16일, 사망자 32명과 부상자 29명의 피해을 낸 미국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 공과대학 총기 난사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으로 이민간 후 나름대로 잘 적응해 명문대를 간 누나와는 달리 조승희는 고등학교때 수업시간에 거의 발표도 안하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발음으로 횡설수설까지 하며 잘 적응하지 못해 같은 반 애들에게 잔인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 결과 대학에 입학해서도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폐쇄적으로 지내다가, 결국 총을 구입한 뒤 수십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만다. 약육강식에 지배 당하는 사회에서 약자는 늘 당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약자의 분노는 다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것.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경북 성주군민을 지역이기주의자들로, 외부세력에 조종당하는 한심한 사람들로 매도만 하고 아무런 협의나 소통없이 정부의 막강한 힘으로 밀어 부치기만 한다면 5만명 성주군민의 분노가 어떤 부메랑으로 우리나라를 덮칠지 이 영화는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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