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사건공판 어떻게 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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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관매직사건공판 어떻게 돼가나?`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6.09.19 11:04
  • 호수 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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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뢰자 vs 중간전달자 간 진실공방 구도 김언석 전 비서실장 `박씨는 브로커`라는 공무원 3인의 `확인서` 제출 박씨 "김언석으로부터 3000만원 되돌려 받은 `물증` 법정에 제출할 것"

박영일 군수의 도덕적 신뢰와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는 `남해군 공무원 매관매직사건`에 연루된 6인 피고인들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심리공판이 그동안 네 차례나 진행됐다. 

피고인들 중 3인은 승진인사를 바라고 뇌물을 제공한 혐의자(공무원 심씨와 가족)이고, 2인은 중간전달자(김씨, 박씨), 1인은 수뢰혐의자인 김언석 전 군수비서실장이다. 

검찰로부터 기소가 결정 된 뒤 이들 중 공직자 4인은 모두 직위해제 됐다. 이들 공직자들은 판결에 따라 공직신분에 대한 행정적 처분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지난 8일 열린 1심 제4차 심리공판에서부터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가 이뤄졌다. 이날 공판에는 이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본 기자가 검찰이 채택한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아래 기사 참조>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월 12일 군청에서 `우리는 박영일 군수의 별동대였다`는 자진폭로가 있은 이후 공무원 심씨는 본지에 찾아와 본지 인터넷사이트에 올린 폭로관련기사에 자신이 언급된 내용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줬던 돈을 되돌려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자인한 바 있다. 즉 심씨 가족이 최소 3000만원의 금품을 건넸다가 문제가 되자 다시 되돌려 받은 사실만은 명확한 진실이다.

중간전달자인 박아무개씨는 이 돈을 부인명의계좌의 체크카드로 만들어 당시 김언석 군수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언석 전 비서실장은 맹세코 이 체크카드를 받은 적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은 김 전 비서실장의 주장은 중간전달자인 김씨와 박씨 두 사람이 이 일을 모두 기획하고 행사했다고 보는 것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기소가 된 이후 중간전달자인 김씨와 박씨 두 사람이 이 일을 꾸미고 행사했다고 보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증언들을 확인서로 작성해 법정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관해서는 망운신문이 특종으로 보도한바 있다. 망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자필확인서를 써준 사람들 중 3인은 현직 공무원들이다. 

박아무개 사무관, 문아무개 팀장, 김아무개 팀장이 그들이다. 이중 박아무개 사무관은 논란이 빚어진 지난해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때 승진한 사람이며, 두 팀장은 다음 인사 때 사무관 승진 대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간에는 이들이 승진을 대가로 확인서를 써준 게 아니냐는 의심하는 소문도 증폭되고 있다.  

이들 3인 공무원들이 진술한 확인서는 중간전달자인 박아무개씨가 승진인사나 인허가사업을 미끼로 자신들에게도 접근해 당시 김언석 비서실장과 식사자리를 주선해줘서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김언석 비서실장이 청탁을 단호히 거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당시 김언석 비서실장의 청렴한 태도로 봐서는 돈을 받았을 리 없다고 증언하는 내용일 것이다. 대신 박씨가 자신들에게 브로커역할을 했던 것으로 봐서 이번 매관매직사건도 박씨가 꾸미고 행사한 일일 것이라는 반면주장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김언석 전 비서실장이 중간전달자들에게 책임을 떠미는 형국이 이어지자 중간전달자인 박씨의 대응도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다. 두 피고인 간의 물고물리는 진실공방이 이번 공판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군청에서 "상왕군수의 군정개입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폭로를 한 이아무개씨의 기자회견도 박씨의 행실에 대해 흠집을 내려는 김언석 전 비서실장의 공격에 맞선 박씨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돈이 없어 국선변호사에게 변호를 의뢰했다"는 중간전달자 박씨는 "김언석이 내가 건넨 현금카드를 가지고 어디서 얼마를 인출해 사용했는지 명확한 증거를 검찰이 수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고, 김언석으로부터 3000만원을 되돌려 받은 과정을 물증으로 검찰에 이미 제시한 바 있다"면서 "김언석이 아무리 내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해도 그건 이미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앞으로의 공판은 두 사람 중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채택한 증인만도 14명이나 되고 앞으로 형성될 쟁점에 따라 피고인들이 채택할 증인들까지 예상한다면 이 공판의 결심은 연말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 

본말전도 술책 경계해야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각에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이 사건의 본말을 전도시키려는 시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여론도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프레임 전환술책`이다. 뇌물제공사실을 자백했던 공무원 심씨로부터 처음 들었던 아무개씨가 바로 심 씨의 친구였던 점을 들어 `최초 유포자인 친구가 친구 사이의 의리를 배신했다`는 논리를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그야말로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자`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프레임 전환술책`은 주로 정치공작에 이용된다. 지난해 9월 8일 이뤄진 박영일 군수의 기자회견에서 박 군수는 남해군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에서 실명을 밝히지도 않았던 K양에 대해 실명을 거론했느니, 임신한 여성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았다느니 하는 등의 이른바 본말을 전도시키는 `프레임 전환술책`을 사용한 바 있다. 이 `프레임 전환술책`은 언론이 동조하지 않으면 결코 실현될 수가 없다.  

본지가 이번 매관매직사건에 눈감지 않은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는 깨끗한 공직사회로 가자"는 외침이었다.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게 돌아갈 승진의 기회를 돈이 차지해버리는 잘못된 관행을 이제는 없애보자"는 외침이었다. 

이를 위해 밝혀져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번 사건의 `진실`이다. 이미 일어났던 일의 진실은 어떤 수단으로도 결코 덮을 수 없는 법이다. 본인도, 하늘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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