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싹을 틔우기 위해 제2회 `모네의 화실` 전시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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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싹을 틔우기 위해 제2회 `모네의 화실` 전시를 준비하며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09.27 10:40
  • 호수 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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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현
길현미술관장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9월12일 제2회 모네의 화실전이 시작되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한 회원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하루 시간을 내어 그림을 그렸으나  실기실은 항상 작품에 대한 뜨거운 열의로 가득 찼다. 

남해군의 문화예술보조사업으로 열리게 된 이번 전시회는 지역민들의 미술문화교육을 위해 길현미술관에서 진행해왔던 농어촌희망재단의 농산어촌문화예술사업에서 출발한다. 올해는 남해군의 전시지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신중히 작품에 임하였다. 

미술과는 전혀 다른 활동과 다양한 직업을 가진 20여명의 회원들이 처음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려보는 설렘의 눈빛과 작품을 완성한 뒤 느끼는 행복을 함께 공감하며 그렇게 전시작품이 하나씩 완성되어 갔다. 모자란 시간을 쪼개어 완성한 작품이지만 작품을 향한 열의와 성의는 기성작가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이번 전시회 주제인 `바람은 남해서 불고…` 라는 의미는 문화남해를 위해 작은 불씨를 지피는 의미에서 `문화, 예술의 바람이 남해에도 불어온다`라는 뜻이다.

회화작품 40여점과 설치작품 3점이 유배문학관에서 전시되는데 유화작품은 20여명의 전시참여 작가스스로 구상해 완성했고 벽돌탑 설치작품은 공동제작 했다. 길현미술관 6년여의 시간동안 지역민들과 함께 전시회를 열기까지 숱한 작은 움직임이 모여모여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희도 잠시, 유배문학관에서 작품설치를 하는 동안 문화예술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전시준비는 더욱 더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전시설치를 위한 시간도 본인들 편의대로 제한했고, 작품을 걸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인 고리마저 없어 우리가 스스로 구해야만 했고, 설치물의 안전을 이유로 납득하기 어려운 서약서를 요구 받았고, `시간 약속을 엄수하지 않으면 전시는 불가하다`라는 전화까지 받으며 이번 전시를 진행했다.

그러한 힘든 과정의 고비마다 드는 생각은, 과연 유배문학관은 누구를 위한 곳인 걸까? 하는 것이다. 1년여의 시간을 준비한 지역민들의 땀 흘린 작품전시에 박수치며 함께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남해군은 왜 본인들이 전시보조금을 줘가며 초대한 지역민 단체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정년퇴임 후 처음 붓을 잡으시고 첫 전시회를 하게 된 한 회원 분이 전시작품을 걸기위해 4m사다리를 수 십 차례 오르내리며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최소한 빈말일지라도 `시원한 물 한 잔 하시라!` 는 말 한마디는 해야, 그게 상식이지 않는가! 유배문학관은 군민의 것이 아닌가!

남해의 미술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지역민들의 이 작은 꿈조차 함께하지 못하면서 문화를 통해 남해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도자기를 만들 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계속 건드리면 흙이 물러져 주저앉는다. 가만히 시간을 두면 스스로 자리를 잡고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문화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피어나는 예술 꽃을 그대로 놓아두시라! 그리고 지켜보시라! 스스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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