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 기능과 역할 재정립 절실
상태바
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 기능과 역할 재정립 절실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6.10.18 09:32
  • 호수 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 될 상황, 해양수산과 행정력 집중하고 인적자원 양성, 종묘방류→ 채취권관리까지 일관체계 구축해야

긴급점검 - `앵강만해삼클러스터사업` 제대로 가고 있나<4>

탐사주제
(3)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치삼방류방법
    개선과 서식기반조성
(4)앵강만공동체 해삼종묘중간육성장
    운영 3년차 성적표는?
(5)건해삼가공 및 수출상품화 과연 실현
    가능한가


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은 지난 2012년 앵강만해역 내 15개 어촌계로 이뤄진 앵강만자율관리어업공동체가 공동으로 갹출한 출자금으로 설립된 협동조합법인이다. 각 어촌계장들이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해삼종묘중간육성장을 책임지고 경영하고 있는 이동형 씨가 공동체 대표 겸 해삼영어조합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해삼종묘중간육성장은 지난 2012년 12월 14일 공사를 시작해 2014년 2월 26일 준공했다. 이 사업에 투여된 사업비는 총 19억원가량 된다. <표 참조> 


앵강만법인은 당초 전체사업비의 10%인 1억6천만원만 부담할 계획이었으나 건축비가 늘어나면서 3억2천만원가량을 더 부담했다. 이중 일부는 법인명의의 대출로 충당하기도 했다. 500평이 넘는 부지매입비 2억원은 별도의 비용이다.  
  
공동체가 해삼중간육성장의 준공식을 겸해 앵강만에서 펼쳐나갈 해삼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대외에 공개한 건 박영일 군수가 취임한 직후인 2014년 7월 23일이었다. <사진>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나갔다. 이동형 대표의 4년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사업 첫해인 2013년은 중간육성장을 짓고 종묘배양사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데 소진되고 본격적으로 종묘배양을 한 것은 올해가 3년차다. 

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의 2014년 경영성적은 양호했다. 전보에 밝혔듯이 정부보조사업으로 진행된 해삼씨뿌림사업에 총 5건이 낙찰돼 5억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첫해 결산내용은 약 1억5000만원은 제경비로 충당, 3억원은 법인의 부채상환, 6000만원은 각 어촌계에 이익배당을 했다고 한다. 

2015년에는 매출이 1억원정도밖에 발생하지 않아 연간 제경비 1억5000만원도 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익배당은 8000만원 상당의 해삼종묘로 대신했다고 한다. 그래서 법인명의로 빌린 대출금 4000만원은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형 대표는 지난 2년간 해삼종묘중간육성장을 운영해본 결과 연간 운영 제경비 평균이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 지난 2년을 합쳐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본다면 한해 평균 1억5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린 셈이 된다. 

하지만 이동형 대표는 앞으로가 문제라고 말한다. 지자체가 해삼종묘방류 체중기준을 기존에는 1g~7g 이내에서 2g이상으로 높이는 반면 종묘배양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납품단가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종묘 1개체의 납품단가가 2014년에는 평균 400원대, 2015년도엔 300원대였지만 올해는 200원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그는 예측하고 있다.

해삼종묘배양업체의 생산능력은 종묘를 파판에 채묘하고 앉혀서 성장시키는 파판수로 계산한다. 앵강만법인 육성장이 가동하는 파판수는 약 11만장이다. 파판1장당 납품기준 이상이 되는 치삼(2g이상)을 평균 8마리로 계산한다고 하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앵강만법인의 해삼종묘생산능력은 약 100만미 가량이다. 이것이 온전하게 매출로 이어진다면 앵강만법인이 올해 올릴 수 있는 매출규모는 2억원(100만미×200원)가량이다. 한해 총매출이 2억원에 그친다면 필수 제경비 1억5000만원을 제하고 나면 소득은 겨우 5000만원 수준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추진동력상실 위기 

하지만 이 같은 계산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의 해삼중간육성장의 기능을 단순한 민간종묘배양업체의 하나로 보는 거와 다를 바 없다. 그럴 것 같았으면 정부와 지자체가 많은 사업비를 이 법인에 지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앵강만법인은 앵강만을 해삼산업의 보고로 만들려는 남해군의 정책목표를 실현하는 첨병이 되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삼씨뿌림이라는 정책사업이 앵강만에 시행되지 않았을지라도 앵강만법인은 어린해삼을 길러 앵강만에 넣고 각 어촌계는 증대된 추가소득으로 앵강만법인의 운영비를 충당해주는 선순환생산기반을 갖추어나가야 한다. 또한 공동체 구성원 안에서 해삼양식사업에 관한 기술과 시장정보를 축적해가는 인적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것이 앵강만법인을 만든 본원적 목적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과연 앵강만법인은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앵강만법인 이동형 대표는 자신감 있게 "그렇다"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완전히 기가 꺾여버린 듯한 모습, 의지를 상실해버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중국산 저질 해삼종묘를 밀수입해오다 구속된 김아무개씨가 그동안 앵강만법인의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해왔다는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군민들이 자신을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핑계거리는 될 수 있어도 문제의 핵심이 될 수는 없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앵강만을 해삼양식산업의 보고로 만드는 데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어린해삼이 120g이상의 어미해삼으로 자라는 데는 적어도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각 어촌계에 120g 안 되는 해삼을 한해만 잡지 말자고 아무리 호소해도 소용이 없었다.

해삼이 다 자라기도 전에 잡아내어버리면서 사업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거는 각 어촌계가 운용하는 해삼채취사업권과 깊이 관련돼 있다. 앵강만에는 해삼 채취작업을 할 수 있는 해녀가 적어 해삼이 충분히 자라기 전인 12월부터 채취작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한 해만이라도 이듬해 3월로 늦춰야 한다. 태안남부수협처럼 앵강만 전역을 하나의 사업권으로 설정하고 수협이나 법인이 해삼채취권을 통합관리하면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어촌계가 남해군수협을 통해 계통출하를 하게 해서 앵강만에서 생산되는 해삼의 연도별 통계치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종묘생산에서부터 생산량 통계까지 알 수 있는 일관된 체계를 얼마나 빨리 갖추어나갈 수 있느냐가 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의회도, 언론도, 우리 어촌계원들도 이런 점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성급한 평가를 내렸다. 그 때문에 우리의 해삼가공시설비 지원요청에 군수님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앵강만해삼클러스터사업 전반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우리의 노력이 진척될 수 있게 격려를 해주기보다는 지적만 하는 그런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지친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올 연말 총회에서 내 거취를 결정할 생각이다" 

이동형 대표는 올해 원천마을에 `앵강수산`이라는 업체를 신설하고 새로운 종묘배양시설을 신축했다. 이는 개인적인 사업을 하기위한 것이다. 앵강만해삼영어조합법인의 대표를 그만두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만약 이동형 대표가 영어조합법인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면 기존 어촌계원들 중에서 해삼종묘중간육성장을 책임지고 경영해나갈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