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의 황금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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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황금률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10.18 15:37
  • 호수 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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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 숙
본지 칼럼니스트

현대 교육의 폐해로써 조기 교육, 성적 지상주의, 입시 위주의 공교육, 과도한 사교육, 학벌주의 등이 거론된다. 이런 현상들이 초래된 데는 행여 학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에서 연유한 것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을 조심스레 피력해 본다.

다산이 보편적이던 과거와 달리 한두 자녀만 두는 요즘은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녀의 일거수일투족 관찰이나 학교 성적과 학원 스케줄 관리가 자녀 뒷바라지 항목에 포함됐다. 엄마들의 거룩한 헌신에도 불구하고 사실 `헬리콥터 맘` 밑에선 아이들이 제대로 기를 펴기 어렵다. 

자녀의 특질을 무시한 채 사회 통념에 따라 정해진 틀 안으로 들이모는 행위는 정신적 학대나 다를 바 없다. 적절한 애정과 관심은 교육의 필수 요건이지만 도를 넘은 간섭과 집착은 자녀를 몰개성의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

독립된 인격체인 자녀에게 매사 명령조로 지시하고, 수시로 남과 비교하고,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고, 부모의 바람을 주입시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부모라 해서 자녀의 꿈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사랑과 이해를 동시에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대상이라 해서 모든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런데 성장기 아이들은 무조건적인 사랑보다는 이해를 더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 진정으로 자녀를 믿고 사랑한다면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자녀의 자발적인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부모 역시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다. 

눈송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을 볼 때마다 육각, 팔각, 십이각형의 결정체가 빚어내는 다양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에 매료당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똑같은 결정체를 가진 눈송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개성과 소질과 품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교육은 바로 아이들의 이와 같은 잠재 역량을 발굴하고 정체성을 일깨우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자기다움`을 잃지 않아야 자신만의 당당한 삶을 펼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꿋꿋이 책상 앞을 지키면서도 정작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면,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새로 설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 엄마들을 위해 본인이 몸소 실천해 온 교육 원칙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첫째 `70-30법칙`이다. 학업과 휴식의 비율을 7;3으로 하여 총에너지의 70퍼센트만 학업에 사용케 하는 것이다. 매번 백퍼센트 능력 발휘를 요구하면 자녀가 탈진하고 만다. 잘 놀고 잘 쉬어야 학업 성과도 좋다.

둘째 `선택과 집중`이다. 좋아서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다. 적성이 맞지 않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집중토록 한다. 잘할 자신이 있고 흥미가 있으면 강도 높게 오랜 시간 매달려도 덜 지친다. 취미가 아닌 전문가를 꿈꾼다면 좋아하는 일보다 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도록 돕는다. 

셋째 `자녀의 객관적 평가`이다. 부모의 주관적 평가 기준에 따라 자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넷째 `건전한 사상과 정신의 함양`이다. 우선 이 힘든 교육은 오롯이 엄마들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혼이 없는 교육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자녀를 위한 최상의 교육은 건강한 신체와 더불어 건전한 정신의 소유자, 삶의 철학이 있는 인간으로 기르는 일이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그러므로 눈앞의 결과만 따지는 근시안적인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 하물며 우리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손놀림에 의해 끈으로 조정당하는 꼭두각시 마리오네트 인형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스토커가 아닌 서포터가 돼야 한다.

한 달 후면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를 수능으로 대신할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위로의 말이 있다.

당장은 힘들고 외롭겠지만 먼 훗날 지금 이 순간을 추억할 적에, 그대 인생의 `화양연화` 즉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었노라 고백할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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