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받은 이유를 가곡에서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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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받은 이유를 가곡에서 느껴요"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10.27 18:14
  • 호수 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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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은성피아노에서 열리는 `가곡 향연`… 가곡이 이렇게 감동일 줄이야

현장스케치 _ 이웃학교 '가곡반'

지난 13일, 2016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밥 딜런의 이름이 발표되자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밥 딜런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다. 그는 놀라운 방법으로 리듬을 만들었고 인내를 승화시켰으며 획기적인 사고를 보여줬다"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는 차치하더라도 문학인이 아닌 대중가수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는 것 자체가 사상 최초라 더욱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비단 밥 딜런의 수상이 아닐지라도 음악만큼 직접적이고, 가사만큼 아름다운 시는 없다는 것을 우린 이미 오래전부터 직관적으로 느끼고 있다. 단지 삶 속에서 그러한 음률 속에 `몰입하는 순간`을 잊어 왔을 뿐.

여기 매주 토요일마다 자신의 몸을 악기 삼아 노래를 부르며 시를 느끼고 정서의 선율에 젖어드는 경험으로 `행복한 학생들`이 있다. 바로 `이웃학교 가곡반` 학생들이다. 

남해성당에서 첫 인연이 되어 알게 된 늦깎이 학생들은 바로 목자가축병원의 류지관 원장, 남해출신의 성공한 CEO인 前 현대건설 부사장을 퇴직하고 고향에 돌아온 김 희 선생, 그리고 그의 아내인 서인숙 여사가 그러하다. 

`이웃 서로간의
  예술과 재능을 나누는 이웃학교`

남해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교육자인 故 문신수 선생의 호는 `이웃`이다. `안에서는 오순도순, 밖에서는 서글서글`이라는 삶의 지표로도 잘 알려진 문신수 선생의 또 다른 아명인 `이웃`. 그러한 `이웃`에 주목해 이웃과 마을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웃학교`는 제일고 류민현 교사가 처음 제안했고 그의 아내이자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한 재원인 김은성 원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가곡반`으로 첫 문을 연 것이다.  

류민현 선생님은 "은혜롭게도 사람은 누구나 재능의 우물을 갖고 있다. 그 재능의 우물을 서로서로 배움을 통하여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게 이웃학교의 취지이며 이 학교는 일종의 `움직이는 학교`로 살아있는 학교이며 열린 학교다. 이웃살림 교육운동은 특정한 사람들이나 하는 사치스런 취미활동이 아니라 나를 바꾸고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문화운동, 시민운동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불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문신수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뜻이 함께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잊었던 감성도,
잃어버렸던 목소리도 살려내는 `가곡반`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2시면 군청 근처 `은성피아노`에 모여 가곡을 배웠다는 세 사람은 하나 같이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각자의 대표곡 한 곡씩을 직접 들어보면 알게 된다는 말에 본의 아니게 나의 귀가 호사를 누렸다.

올해 77세인 김 희 선생은 "인생의 새로운 멋을 배움으로서 잊었던 정서도 살아나고 스트레스도 날린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듯 일만 하고 살 순 없다. 해외에서 20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며 서양인들에게 감명 받은 것이 그들은 `삶의 밸런스`를 안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세컨드잡(seocond job)은 바로 취미활동이더라. 노르웨이 사람들 중 악기 하나 이상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의 아내인 서인숙 여사도 "복식호흡을 하고 발성법을 새로이 배우니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 사실 나이 들어 목소리가 안 나와 노래방을 안 간지 몇 년이나 됐는데 선생님께서 내 목소리를 살려낸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곡반이 만들어지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 준 류지관 원장은 "가곡을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레퍼토리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참으로 내 몸이 악기이며 노래가 가장 근접한, 가깝게 가져갈 수 있는 악기구나를 새삼 느낀다"며 "비단 여기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이걸 시작으로 `그림반` `이야기반` 등등 다양한 이웃학교 수업이 생겨서 문화와 예술로 더욱 더 이웃끼리 배우고 가르쳐주며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성실하고 열정적이기 까지 한 애제자 덕분에 덩달아 신이 나고 행복하다는 교사 김은성 원장은 "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살아온 남해사람들 속에 있는 사랑의 정신을 더 많은 이웃과 함께 하고 싶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삶 속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가곡에 도전해 볼 사람, 사람과의 어울림에 손 내미는 이웃을 언제나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웃학교 가곡반은 열려있습니다. 노래를 사랑하고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분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해주세요.
(은성피아노 김은성 원장 m.010-6674-6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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