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전달자 박씨의 증언`핵폭탄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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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전달자 박씨의 증언`핵폭탄 급`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6.12.06 10:16
  • 호수 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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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에게서 되돌려받은 돈 S씨 가족에게 되돌려줬다" "3천만원 중 2천만원은 대구선물하고 남은 돈이라고 했다"

   매관매직의혹사건 8차 공판에서 나온 진술은?
지난해 남해군의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벌어졌던 매관매직의혹사건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심리가 종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2시 창원지법진주지원 제201호 법정에서 속개된 제8차 심리공판은 6명의 피고인들 중 아직 심리를 진행하지 않은 2명의 피고인에 대한 심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2명의 피고인들 중 중간전달자인 박아무개씨에 대한 심리가 길어지면서 김언석 군수비서실장에 대한 심리는 다음기일인 15일로 미뤄졌다.

이날 증인석에 앉은 중간전달자 박아무개씨는 검사와 다른 피고인 변호인들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진술을 요구받았다. 2시에 시작한 공판은 휴식시간 15분을 빼면 꼬박 3시간동안이나 계속됐다. 검사 측의 심문에 맞서 각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조금이라도 자기가 변호를 맡은 피고인들의 혐의를 가볍게 하기 위해 반대심문을 치열하게 이어갔다.

이 과정을 통해 이번 사건의 전모를 거의 알 수 있을 만큼 미처 확인되지 않았던 많은 의혹들이 마치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것처럼 거의 제 자리를 찾아들어갔다. 퍼즐의 마지막 빈자리는 다음기일에 증언석에 앉을 김언석 비서실장의 진술에 의해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이 사건의 핵심은 중간전달자인 박씨와 수뢰자인 김언석 비서실장 간의 진실공방이다. 박씨는 김 비서실장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 비서실장은 박씨가 모든 일을 저지르고 자신에게 그 혐의를 뒤집어씌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박씨의 증언은 김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박영일 군수에게도 불똥이 튈지도 모를 핵폭탄 급 내용이 많았다.

먼저 검사는 박씨에게 전달자 김아무개씨로부터 받은 종이가방을 김언석 비서실장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 물었다. 박씨는 이 돈을 자기부인 명의의 계좌에 입금했는데 그 계좌로 발급받은 현금카드는 김언석 비서실장이 가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사는 계속된 질문을 통해 이 계좌의 개설일이 2014년 10월 15일인 사실도 확인받았다. 김언석 비서실장이 박씨의 부인명의로 개설된 계좌의 현금카드를 공무원 S씨 가족으로부터 3000만원을 건네받은 날로부터 5~6개월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이 그 이전부터 이해관계를 맺어왔다는 말이다.  

박씨가 현금카드를 만들어 김언석 비서실장에게 넘겨주었던 것이 역시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 "한 업자가 김언석 비서실장에게 150만원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설한 계좌였다"고 박씨가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언이 나오자 재판장은 검사에게 이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서 이를 비추는 스크린을 내리게 한 다음 확대경으로 비추게 했다. 이 때문에 방청석에 있던 사람들까지 이 통장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볼 수 있었다. 

이 계좌에 두 번째로 입금한 사람은 지난 1월 18일 군청에 찾아가 "우리는 박 군수의 별동대였다"고 폭로한 장본인이었다. 만약 김언석 비서실장이 박씨가 준 현금카드를 사용했다면 당시 이들이 폭로한 내용을 나중에 뒤집긴 했지만 당초 폭로했던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공무원 S씨 가족이 건넨 3000만원은 750만원, 2250만원으로 나눠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입금된 돈은 100만원 단위로 지속적으로 인출된 기록도 볼 수 있었다. 검사는 입금 직후 박씨와 김언석 비서실장 간에 전화통화를 한 기록도 확인함으로써 김언석 비서실장이 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는지 추궁했다.  

방청석의 기자들을 가장 놀라게 한 증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검사는 박씨가 지난 9월 21일 S씨 가족에게 돌려준 돈의 출처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박씨는 "김언석 비서실장이 심부름을 시킨 이아무개씨로부터 쇠섬 근처에서 받았다"고 증언했다. 쇠섬 근처에는 폐쇄회로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점도 이야기 했다.

박씨가 비서실장의 심부름을 한 이씨에게 "돈을 어떻게 구했다고 하더냐고 물었더니 2000만원은 대구선물하고 남은 돈이며, 1000만원은 어머니가 마련해준 것이라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이른바 대구선물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아주 중요한 진술이 되고 말았다. 대구선물사건이란 박영일 군수 취임 이듬해 설날 남해군이 400여마리의 건대구를 선물해 선관위로부터 수사의뢰가 이뤄진 사건이다.

하지만 검찰은 박영일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바 있다. 박씨의 이 증언 때문에 비서실장의 심부름을 했다는 이아무개씨는 다음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씨는 지난 군수선거 때 박영일 후보차량의 운전을 담당했으며, 군수취임 뒤에는 김언석 비서실장의 심부름을 하면서 군이 발주하는 각종 인쇄물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이처럼 매관매직의혹은 박영일 군수 측근들이 한 덩어리가 돼 깊이 연루된 사건이었다는 사살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5일 (목)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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