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루돌프`를 향한 남해여성회 `여섯 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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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루돌프`를 향한 남해여성회 `여섯 줄의 꿈`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12.06 10:28
  • 호수 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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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여성회와 함께하는 `6번째 사랑의 몰래 산타` 준비하는 기타반 탐방기

강영자 기자의 현장스케치 남해여성회 기타반

현을 퉁겨서 소리를 내는 기타(guitar)만큼 친근한 악기가 또 있을까.

6개의 현(string)이 내는 다양한 소리로 세상에 따스함을 전하고자 모인 사람들, 바로 남해여성회 기타반 `여섯줄의 꿈`이 그들이다. 2010년부터 시작해 현재 6기째 이어오고 있는 이 기타반 `여섯줄의 꿈`은 처음에 배워서 남주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서툰 사람들 또한 작은 사랑과 희망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저녁, 남해여성회 기타반 수업을 찾았다.

# 어디서든 `소리`로 교감하는 기타
추운 연말 조금은 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캐롤 연습에 여념이 없는 기타반 회원들. 그런데 군데군데 학생들도 보인다. 남해여성회 김정화 회장은 "처음 기타반을 열 2010년 당시엔 모자(母子)회원이 많았다. 그때는 기타를 배울만한 곳도 없었고. 하지만 농어촌지역의 여성들은 대부분 가사일 말고도 농사나 직장 등 다른 일들을 병행하는 게 많으니 지속적인 참여가 어렵더라"며 "올해는 기타 루돌프가 되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함께해준 학생들이 많아 더욱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기타반의 `훈남`으로 통하는 제일고 3학년 박기연 학생은 "기타를 가르쳐주는 김정훈 선생님께 예전에 기타를 잠시 배웠다가 공부 때문에 놓고 있다가 이곳에서 수업하신다는 걸 알게 돼 다시 오게 됐다"며 "기타만큼 휴대가 쉽고 장소를 바꿔가며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보편적인 악기가 또 있을까 싶다"고 말한다. 중1 이들국 학생은 "처음엔 어렵게만 느껴졌던 기타가 F코드 트이고 나서부터는 정말 재밌어서 자꾸 몰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중3, 김찬희 학생은 "기타 한번 배워보고 싶어서 용기 내 왔다"며 심플하게 정리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전정진 학생은 "남해성당 본당의 날에서 기타를 경품으로 탔다. 그랬더니 성당에서도 기타도 탔으니, 이제 성인이 되는 형 누나들 대신으로 반주를 맡아 보라고 하시기에 이렇게 배우러 오게 됐다"고 말했다.

# 무료한 일상 `기타로 싹튼 정`
악기를 만난다는 것은 단순한 기예(技藝)를 만나는 게 아니다. 선율 따라 화음 따라 함께 웃어줄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2년 전, 근무지 따라 남해에 살러 오게 된 정희주 씨는 "일주일 중 이곳에 오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며 "무료한 일상 속에서 흥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곳에 오면 `흥부자`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그게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즐거운 걸 따를 자 없다더니, 재밌는 만큼 연습 또한 누구보다 열심이기에 정희주 씨의 열손가락은 밴드가 떨어질 날이 없을 정도여서 `밴드 투혼 정희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라고 한다.

교통약자콜택시 운전수로도 활약하고 있는 박영식 씨는 "저는 `배워서 남주자`는 저 취지가 참 좋았어요. 크게 가진 것 없는 사람도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저도 누군가에게 산타가 될 수 있다는 게 재밌잖아요. 또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주는 즐거움도 큽니다"라고 말했다.
여성회의 실무를 도맡고 있는 탁인숙 씨는 "기타가 어려워도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오게 된다"며 "특히 6년째 한결같이 지도해주고 있는 김정훈 강사님께 늘 고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정훈 강사는 "의외로 기타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처음에 동참하게 됐는데 어느덧 6년이 흘렀다. 어찌하면 더 효율적으로 가르쳐줄까 항상 그 고민이다. 그래도 하나라도 배워서 남주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주는 분들을 보면서 저 또한 느끼는바가 크고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2일 `몰래산타` 나눔에 `사진 찍어주는 루돌프`와 `노래 루돌프`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남해여성회(☎864-6615)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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