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공무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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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 공무원이 있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12.06 11:28
  • 호수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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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엽 시인

필자는 공무원을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 큰 유대감을 가진 공무원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접촉해야 하는 공무원은 있다.

얼마 전 남해 출신 부산의 중견시인이 자신이 속한 문화단체에 바래길을 소개해 주길 원한다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필자는 근무하는 날이기도 했지만 그 시간에 다른 손님을 접대해야 할 일이 생겨 동참하지 못했다.

묘안이 없어 담당 공무원에게 부탁을 했다. 그 공무원은 손수 나서서 똑 소리 나는 안내와 자그마한 선물까지 준비했었다. 물론 김영란 법 시행 이전이다. 부산서 온 30여명의 문인들은 물론이고 주선을 한 남해출신 시인도 기념으로 준 수건 한 장에 감복을 했다는 전언이 있었다. 남해를 알리고 남해 출신임에 자긍심을 심어준 일에 필자는 담당 공무원에게 두고두고 수차례 감사함을 표했다.

이런 반면 한참 전에는 문화재를 관리하던 담당 팀장이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거북선이 가라 앉아버리라"는 말을 하여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어처구니없어 했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자가 하는 말치고는 양식이 의심스러웠다. 평소에 계약직 직원들에게 위압적이고 예의가 부족해보이던 그자는 아직도 요직인 관광과에 건재한다. 

작년 11월 남해군의 8급 계약직 공무원 공채에 다행히 연령 제한이 없어 응모를 했다. 필요한 구비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하여 행정과에 접수하러갔다. 그런데 접수 담당 하위직 공무원과 시비가 30분간 벌어졌다. 마치 자신이 인사권자라도 된 듯 완벽하게 갖춰 온 서류 내용도 파악도 못하고 응모자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접수 담당 공무원은 서류에 하자가 없으면 접수만 하면 된다. 자신이 공채의 당락을 좌우하는 것처럼 갑질을 하는 공무원은 처음이라 무척 당황하고 기분이 나빴다. 한 가지 서류로 10분 이상 4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일은 물론 공채공모문 내용에 없었다. 사실 미리 합격자를 정해 놓은 듯해서 뭣 때문에 공채를 하는지 의아했다. 인사 파문으로 법정에 서는 공무원들을 보면 이제 이해가 간다. 불필요한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이 타인에 대한 우월감으로 발휘되는 경우로 보인다. 

바로 어제 일이다.(11월 28일) 장기간 강원도 영월에서 생활하시던 남해출신 장모님이 돌아가셨다. 먼 지역에서 장례를 치르고 5시간 동안 차를 몰아 겨우 남해추모누리에 도착했다. 사전에 필요한 서류인 기본증명서와 화장확인서에 못 미더운 담당 공무원이라 제적증명서까지 발급 받아 왔다. 공무원 퇴근 시간인 6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봉안이 안 된다는 담당자의 엄포로 내려오는 동안 소변도 제대로 못 보고 허겁지겁 도착하여 추모누리 사무실에 갔다.

다행히 지면이 있는 사람이라 안도를 했지만 그도 잠시, 기본증명서를 죽 훑어 본 그 공무원 왈 "남해 사람이 아니라 안 됩니다" 아니 "어제 문의할 때는 된다고 해놓고 유골함이 도착하니 안 된다는 말이 뭐냐"하며 다소 거친 말이 오고 갔다.

완강하고 고자세인 그는 무조건 안 된다고만 했다. 오죽하면 필자를 세워둔 채 지나가던 공익요원에게 기본증명서의 주소란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여기 주소가 남해가 아니면 안되는거야"라며 친절하게 훈계까지 했다. 참 난감했다. 이 무슨 변괴냐 싶고 우선 유골함의 보관이 문제였다. 완고하고 아주 불친절해 보이는 그 담당자는 외지 출신인 자신의 부친도 마을공동묘지에 안치하면서 동네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다고 들었다. 또 필자의 장모님은 그 담당자의 모친과는 초등학교 동기인 죽마고우였다. 자신의 경험에서 지혜를 얻지 못하고 남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경우다.

고압적인 자세로 필자를 대했고 인사는커녕 잘못에 대한 사과도 지금까지 없다. 담당 팀장에게 설명을 하고 나서 겨우 안치가 가능했다. 훌륭한 공무원이 많은 남해군에서 자질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사람에게 예민할 수도 있는 대민 업무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 자질이 좋고 능력이 풍부한 사람을 뽑아 이런 현상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제법 얼굴이 알려진 필자에게도 이러는 공무원이 나이 드신 분이나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대할지 충분히 상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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