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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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의 품격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12.13 12:36
  • 호수 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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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미송새마을금고 감사

삼성은 글로벌과 초일류를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삼성가는 수조원 이익을 보았고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은 6000억원 평가손실을 입었다. 국민 피땀으로 모아둔 노후자금을 삼성을 위해 사용한 것인가 싶어 달갑지 않다. 정경유착은 눈앞에 보이는 성과처럼 포장하지만 결국 기업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셈이다. 리더는 신분이 아닌 역할의 기능을 해야 한다. 자신의 방어를 위해 본질을 외면하는 조작행위는 안 된다. 엄습하는 책임감을 비전과 희망으로 만들어 내야 비로소 지도자의 품격이 선다. 그게 후대가 공부할 역사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양(量) 중심의 경영에서 질(質)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변해야 한다`고 신경영을 선언했다. 이후 긴 여정을 통해 삼성의 신경영 철학은 국내를 넘어 세계화의 현장에서 다듬어지고 확산됐다. 병환에 계시기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환경의 격변 속에서 삼성은 초일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과 초일류 기업의 기초와 근본은 무엇인가. 삼류, 사류와 일류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필자의 생각으론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바뀌는 것에 그 함의가 있다고 본다. 

`부정보다 더 파렴치한 것이 바로 사람을 망치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말이다. 질의 경영은 윤리 경영이며 품격 경영이다.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리더 자신의 가치 있는 품격이다. 품격은 번드레한 말로 포장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구성원과 일반 대중의 지지를 받는 철학이 묻어나야 한다. 

글로벌 기업은 국가의 정체성에 사로잡혀서 안 되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벗어 던질 수도 없다. 삼성이 세계 시장에서 미래성장을 위한 승부처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조준된 협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업이 가지는 국격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다. 10%의 지분으로 캐스팅보트 쥐었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에 소액주주들이 안간힘으로 막으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합병이 국민연금에 손해가 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연금은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궁금했다.

여하튼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확고하게 다져졌고 경제적인 이득도 수조원을 얻었다. 합병을 이뤄내기 위해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절실 했던 삼성의 입장에서 권력과의 검은 거래가 없었기를 바랐다. 근데 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이 약 60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결국 우리의 피땀으로 모아둔 노후자금을 삼성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한 느낌을 감추기 어렵다. 이것이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한 글로벌 경영 방법인가. 불편한 마음이다. 정경유착은 우선 눈앞에 보이는 성과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해내지만 결국 기업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셈이다. 정경유착은 비단 지금의 정권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여야를 떠나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과거 정권에서도 계속 이어져 왔다. 누가 누구를 나무날 처지도 아니다. 

굳이 삼성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삼성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삼성의 사회 공헌은 어렵고 힘들어 하는 계층에게 희망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이 없으면 과연 어떻게 될까 우려하는 사람의 얘기도 들어보았다. 어쩌면 그러한 용납과 이해가 지금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그렇게 울타리를 치고 버틸 수는 없다. 기업의 사회 공헌은 대가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 질 것이 아니라 품격 있는 경영자의 자발성에서 나와야 한다. 국가 권력을 거래해서 얻은 이익은 기업의 것이 아닌 당초 국민의 것이다. 베풂도 아니고 생생내기도 못 된다.

중요한 것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의 긴밀한 유착 고리를 끊어야 한다. 자기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제 자리를 지키지 않음으로 생기는 일이다. 
초일류, 글로벌 이런 수식어를 떼어내더라도 모든 조직의 지도자는 제 자리로 돌아가서 신분이 아닌 역할의 기능을 해야 한다. 자신의 방어를 위해 본질을 외면하는 조작행위를 하면 안 된다. 엄습하는 책임감을 비전과 희망으로 만들어 내야 비로소 지도자의 품격이 선다.  그게 후대가 공부할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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