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주인 문질빈빈(文質彬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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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주인 문질빈빈(文質彬彬)
  • 김정화 | 미송새마을금고 감사
  • 승인 2017.01.10 11:18
  • 호수 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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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화
본지 칼럼니스트
미송새마을금고 감사

군자를 형용하는 말 중 대표적인 것이 문질빈빈(文質彬彬)이다. `문`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질`은 본바탕을 이루는 인격이며 `빈빈`은 조화를 이룬 상태이다. 바탕은 허울의 안쪽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화려하게 치장 하는 허울은 겉으로 보일 뿐이다. 허울이 좋으려면 바탕을 가꾸어야 한다. 모질고 간교한 바탕을 숨겨두고 허울만 어지럽게 포장한 사람과 진심을 나누기란 매우 불편한 일이다. 올 해는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어떤 의식과 가치로 삶과 조우할 것인가. 문질빈빈의 본질적 가치를 새기면 마음 가는 대로 따르지 않고 마음의 주인이 된다.

군자는 높은 도덕성으로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망과 식견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다. 이러한 군자를 형용하는 말 중 대표적인 것이 문질빈빈(文質彬彬)이다. `문`은 겉으로 드러나는 마음가짐을 나타내고 `질`은 본바탕을 이루고 있는 내면의 인격이며 `빈빈`은 조화를 이루어 균형이 잡힌 상태이다. 즉 겉모양과 바탕이 되는 내면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룸으로서 드러난 무늬와 속에 있는 바탕이 함께 빛나는 것이 군자라는 것이다. 공자의 생활철학 논어에 나오는 문질빈빈은 선비들에게 금옥과 같은 법률로 소중히 여기는 교훈이 되어왔다.

본래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덕성과 인품은 그 사람의 말투나 행동거지에 나타난다. 취하는 마음가짐이 올바르고 진실한 것인지 겉을 포장하고 가식에 뒤덮인 허울인지 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바탕이 꾸밈을 이기면 촌스러워지고, 꾸밈이 바탕을 이기면 내용 없이 번드르르해진다." 했다. 꾸밈과 바탕이 충직하고 신실한 조화를 이룬 뒤에야 비로소 군자의 기본 덕목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가 아무리 빨라도 사람 혀끝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며, 호랑이와 표범의 가죽이라도 털을 다 뽑아놓은 채 바탕인 날가죽만 본다면 개와 양의 가죽과 같을 뿐이라고 했다. 둘 다 표현하고 전달하는 말과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의 속성을 두고 문질빈빈을 빗대어 한 말이다.

사람의 됨됨이가 되는 바탕은 허울의 안쪽에 있어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허울은 겉으로 잘 보이는 것이라서 화려하게 꾸미거나 치장 하는데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긴요한 것은 바탕은 놔둔 채 허울만 가꾸는데 신경 쓸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모양이 좋으려면 내면의 바탕을 가꾸고 다듬어야 한다. 바탕은 가만히 둔 채 허울만을 매만져 곱게 꾸민들 내실의 가치가 쇠약하여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어찌 겉과 속이 항상 같을 수 있겠는가. 입 속에는 꿀을 담고 뱃속에는 칼을 지니고 있는 지나치고 격한 표리부동이 문제이다. 모질고 간교한 바탕을 숨겨두고 어질고 너그러운 인품을 자랑인 듯 허울로 내세우는 사람과 진심을 이야기 하고 마음을 교환하기란 매우 불편한 일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하면서 불행한 삶을 자초하는 것은 겉과 속을 크게 달리해서 그렇다.

사람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덕성과 인품이 사람의 말투나 행동거지에 모두 나타나는 것이니 겉과 속의 간극을 줄이고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필자가 어쭙잖게 표명하는 의견이나 주장의 자기 노릇도 안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생각을 흔들고 부딪치는 일이다. 때론 이겨내고자 하는 외로움의 고백이다. 우리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많은 부분을 놓치며 살고 있다. 인생은 찰나이다. 순간의 스토리가 모여 일상이 되고 그 중 일부는 역사가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여러 현상과 존재는 찰나에 생기기도 하고 찰나에 사라지기도 했다. 발을 오늘에 딛고 마음으로 내일을 보려면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지금을 푸대접 하면 안 된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에 중심을 잡고 힘을 쏟아 부으려면 생각을 통해 나오는 마음 이야기에 진실해야 한다. 겉모양의 아름다움과 진솔한 속내가 서로 잘 어울리는 문질빈빈의 철학적 함의를 기억하고 싶은 이유이다. 올 해는 어떤 것들로 채워 나갈 것인가. 어떤 의식과 가치로 내 삶과 조우할 것인가. 문질빈빈의 본질적 가치를 새기고 실천하면 마음 가는 대로 따르지 않고 마음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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