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신분이 아닌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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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신분이 아닌 역할이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02.07 09:56
  • 호수 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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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화
본지 칼럼니스트
미송새마을금고 감사

사회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갈등과 대결 프레임이다. 보수는 무엇을 보수하고 보존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했던가? 진보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보해야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함에도 그랬던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자를 비방하고 적으로 규정하는 보수와 진보의 진부한 논쟁으로는 21세기의 변화를 분석할 수 없고 사회 발전에도 도움 되지 못한다. 이제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고 정치, 경제, 사회를 넘나드는 다양한 부분을 통찰하면서 서로가 가진 파편화된 지식들을 생산적으로 통합해야 할 때이다. 진영논리로 사회가 아파하고 있는데 아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큰 문제이다.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갈등과 대결 프레임이다. 우리 또한 거기서 수월한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 우리는 오랫동안 보수와 진보라는 구분된 진영의 줄기를 따로따로 부여잡고 지금까지 오고 있는가.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면서 뻗쳐온 보수와 진보의 씨앗들이 잉태한 가치는 이 시대 어떤 동력과 신선함을 주었나.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한 언론을 통해 보수는 "과거 경험을 중시하고, 끊임없이 잘못된 것을 보수하며, 도덕성이 높고, 성실함"으로 정의하였으며, 진보는 "이성적이고 급진적이며, 이상과 비전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정의한바 있다.

필자가 사료컨대 보수는 무엇을 보수하고 보존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해 왔던가. 진보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보해 가야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함에도 그래 왔던가.

보수-진보는 상식과 합리를 따져보거나 구분할 틈도 주지 않고 무조건 논리에 경도되어 있지 않았던가. 좌우 진영의 논리로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편가르는 일에 집착하여 심각한 사회분열로 타협에 이르지 못하게 한 책임에서 크게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자본가를 선호하며 세금과 복지보다 노동과 투자의욕 증진을 통한 성장에 중점을 두어 왔던 보수나, 노동자를 옹호하고 세금을 높이고 복지를 강화시켜 빈부격차 감소와 사회갈등 완화에 주안점을 둔 진보나 서로에게 가진 한계는 있어 이를 오늘에 사는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21세기 정치에서 아무리 보수 세력이라 할지라도 인권과 평화, 환경을 부정하는 정강이나 정책, 법안을 거론하기는 힘든 현실이다. 이미 진보의 가치지향인 인권, 평화, 환경은 더 이상 진보적인 것이 아닌 일상이 되었다. 다시 말하여 현대는 보수-진보의 불분명한 경계 속에서 또는 보수-진보를 넘어서는 생활 속에 살고 있음에도 보수와 진보는 대안도 논리도 없고 오직 `반공`과 `민주`만 외쳤고 지금도 외치고 있다.
보수와 진보 모두 한국사회 미래 발전은 안중에 없었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견해에 찬성할 지 의문이지만 지금의 다양한 사회 변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이념이 보수와 진보라는 틀 안에서 구별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 분들에게는 다소 격렬하고 죄송한 말씀인지 모르나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자를 비방하고 나아가 적으로 규정하는 보수와 진보의 진부한 논쟁으로는 21세기의 변화를 분석할 수 없으며 국가와 사회 발전에 전혀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삶 전반에서 마주치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고 정치, 경제, 사회를 넘나드는 다양한 부분을 통찰하면서 서로가 가진 파편화된 지식들을 생산적으로 통합해 내어야 할 때이다.

보수와 진보가 사라질 수도 없으며 이를 버리자는 것도 아니다. 진보와 보수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줄이고 서로 타협하고 토론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제 그러기 위해서 기본과 원칙, 상식과 합리의 법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보수와 진보의 중간치가 아니다. 어떤 문제에는 보수적이고 어떤 문제에서는 진보적으로 보이지만 사안마다 합리적인 선택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유일한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고 시대의 조류를 읽고 있는 사람들이다. 진영논리로 사회가 아파하고 있는데 아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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