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반성과 협치의 지도력을 기대한다
상태바
통 큰 반성과 협치의 지도력을 기대한다
  • 김재명
  • 승인 2017.02.14 09:50
  • 호수 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 이후의 문제다. 탄핵이 인용되거나 기각이 되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하든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에 이에 불복하여 어느 일방이 공분을 표출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국론분열의 단계를 넘어서 국가가 두 동강 날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으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게 되면 사실상 국가의 시스템은 마비될 것이다. 정치가들은 촛불이건 태극기건 공분을 부추켜 정권쟁취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이젠 헌법기관의 결정에 맡기고 결과에 승복하는 여론을 형성하고자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김 재 명
본지 칼럼니스트

프랑스의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은 자신의 저서 「분노하라」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핵심을 이루는 성품 중 하나가 분노이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

촛불시위가 그렇고, 태극기 시위도 마찬가지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정반대라서 그렇지 각자의 시선으로 판단되어지는 국면인식이 인내와 침묵의 미덕으론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했고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더 이상 물러난다면 자존감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공분사태로까지 번진 국정농단사태로 인하여 우리는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 등 산술적 가치로 계량이 불가능한 측면이 더 많지만 족히 대한민국 일 년 예산 정도의 수백조원에 달하는 국부의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 이후의 문제다. 탄핵이 인용되거나 기각이 되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하든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에 이에 불복하여 어느 일방이 공분을 표출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국론분열의 단계를 넘어서 국가가 두 동강 날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으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게 되면 사실상 국가의 시스템은 마비될 것이다. 정치가들은 촛불이건 태극기건 공분을 부추켜 정권쟁취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이젠 헌법기관의 결정에 맡기고 결과에 승복하는 여론을 형성하고자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대권주자들이 대연정 내지는 전략적 후보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이미 선진화된 국가의 대부분은 양당 내지는 일당 독제체제가 아니라 다당제 체계 하에서 연정을 통한 협치의 기술로 정국을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현 시점에서 이런 논의가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한민국도 이미 과반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정당이 없는 다당제 상황에 처해있다. 이제는 냉정하게 질서를 회복하고 새로운 정치적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때다. 협치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계속해서 정권교체를 위한 수단으로 편 가르기를 통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장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해도 마찬가지다.

매관매직사건이 1심에서 사실로 판명되고, 남해군수가 공언했던 2015년 9월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사항이 거세다. 형국으로 봐서는 국가의 사태와 비슷하다. 4월 도의원보선에도 첨예하게 대립된 진보와 보수의 갈등 국면은 군민을 분열시키는 과열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법으로 단죄할 순 없지만 도덕적 책임 앞에 직면하였다면 군수는 용기 있는 통 큰 반성을 표명해야한다. 대통령의 사례를 보고 있지 아니한가? 이해되어지는 반성을 통하여 골 깊은 군민들의 갈등양상을 어루만져야 한다. 다양성을 아우르는 지도자의 통치력과 대연정을 통한 협치가 필요하다는 국가의 사태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아야 한다. 

더 이상의 논쟁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심에 군민을 두고 산적한 민생의 복리증진을 위한 실사구시에 매진해야 한다. 진정한 반성과 협치의 지도력이 발휘될 때 군민과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화합을 통한 협력으로 우리가 잃어야 할 많은 것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