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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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행복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02.21 12:11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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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 숙
본지 칼럼니스트

`삼투스타`란 만족함을 아는 지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다. 행복의 황금률로 삼기에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을 듯하다.

행복의 비결이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행복은 인간의 주관적 심리 상태에 의해 그 실체가 드러난다. 마음먹기에 따라 행불행이 뒤바뀌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각자의 손에 행복의 열쇠가 쥐어져 있음을 간과한 채 이루지 못할 욕망에 꺼둘리는 한, 행복이란 산 너머 무지개일 뿐이다. 넘치게 소유하고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가 가진 모든 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행복을 꿈꾼다면 자신의 내면에 들어찬 욕심과 집착, 분노와 좌절, 원망과 미움을 버리고 그 자리에 사랑과 기쁨과 평화를 채워 넣어야 한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를 동서로 흐르는 세픽강이 있다. 강가 어느 작은 마을에서 28살의 젊은 엄마가 홀로 다섯 명의 자녀를 키우며 살아간다. 남편은 사냥을 나갔다 되돌아오지 못했다. 가난한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사고(sago)야자`나무 줄기에서 추출한 전분을 이용해 만든 빵이 한 끼 식사의 전부이다. 그런데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그것마저 배불리 먹지 못할 만큼 그녀의 집은 궁기가 흐른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환한 얼굴로 웃으며 말한다. "엄마가 만든 빵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행복해요."라고. 

이처럼 현재 처한 삶의 조건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누구든 언제든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사뭇 다르다. 행복을 가로막는 첫 번째 걸림돌은 열등감이다. 열등감은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대상과 자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발산되는 부정적 심리 현상이다. 이런 마음에는 행복이 깃들기 어렵고 이런 마음자세로는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어렵다.

단 하나의 단점이나 약점도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이란 세상에 없다. 겉보기에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아킬레스건은 있게 마련이다. 무엇 때문에 남을 부러워하고 또 시기하는가. 왜 남의 흉내를 내기에 급급해 자기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가. 마음의 허기를 자초하는 삶 속에서 어찌 행복스럽기를 바라는가. 

또 다른 걸림돌은 성공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성공에의 욕구가 강력할수록 실수나 실패가 두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실패하는 순간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리라는 불안이 마음속에 자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다. 이에 대해 실패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므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에디슨의 거듭되는 실패를 지켜보던 친구가 말했다. "자네 벌써 이천 번이나 실험에 실패하지 않았나. 이제 그만 포기하게. 친구로서 충고하네." 그러자 에디슨은 대답했다. "그동안 나는 실패한 게 아니네. 단지 전구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이천 번의 방법을 발견한 것뿐일세." 그는 끝내 인류 최초의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발명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리 간단치 않다. 그러니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섣부른 좌절은 금물이다. 자신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 스스로 관대해지고, 더딘 걸음으로 오는 성공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살다 보면 삶이 죽음보다도 가혹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천야만야한 벼랑 위에서 움켜쥔 손을 놓는 듯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당하면 누구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는 순간 새로운 삶의 지평이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에게는 행복하든 불행하든 살 의무는 있어도 죽을 권리는 없다. 이 땅에 어렵사리 태어난 이상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하루를 산 셈이다. 설령 한평생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더라도 이 땅에 존재한 것만으로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 우리 모두 온갖 역경을 무릅쓰고 행복을 찾아 여기까지 왔다. 숱한 시련과 부딪치면서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이라 자축할 만하지 않은가.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아직도 행복을 찾아 밖으로 헤매야 할 이유가 남았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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