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마음 편히 일할 곳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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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마음 편히 일할 곳이 절실하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4.04 11:02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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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사람 | `세탁업`으로 희망찾는 이봉언 지회장

장애인 일자리 창출위해 만든 `한아름 크리닝` 어느덧 2주년 지나

빨래를 통해 복지를 실현해가는 곳이 있다. 경남지제장애인협회 남해군지회(이하 남해지장협)에서 운영하는 `한아름크리닝`이 바로 그곳이다. 2015년 1월 문을 연 이곳은 어느덧 2년을 넘기며 장애인들의 자립도생을 꿈꾸고 있다. 남해지장협 사무실 바로 뒤편에 마련된 세탁소에서 2년차를 거뜬히 넘긴 이봉언 지회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세탁봉사에 이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 2년간 해오면서 어떤 성과와 보람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우선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성과라기보다는 지난 2016년 10월 경 남해군으로부터 1억원을 교부 받아 우리 지장협 자부담 3300만원을 보태 대형 세탁기 5대와 건조기 2대를 더 충원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기존의 세탁기로는 물량 처리가 잘 안돼 애로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수기와 비성수기 구분이 너무나 확연한 곳이다 보니 상근 종사 인력이 2명뿐이며 시시때때로 파트타임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운영과제로 남아있다.
 
지체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라는 것에 대한 편견은 없었는지와 해오면서 느꼈던 아쉬움에 대해 말해달라 = 물론 처음엔 그런 편견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거짓일 것이다. 우리의 주요 고객은 주로 대형숙박업소나 펜션, 수련원, 선수단 등이다. 처음 세탁업을 구상했을 때부터 지역내 영세업소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일감을 맡아 하기 위해 이불과 수건들, 운동복 등 단체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고 개인 의류 등은 일절 배제했기 때문이다. 또 지역내 펜션업 종사자들이 대형 세탁물을 진주나 사천, 광양 등지로 주로 맡긴다는 것을 알았기에 지역내 경기순환을 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생활하수 절감 등 환경적인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도 우리가 대안으로 나서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오히려 이런 취지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고 맡겨본 분들이 이불이 더 하얗고 깨끗하다며 입소문을 내 주시는 상황이라 많이 감사하다.


11월부터 3월 중순까지가 비수기라고 들었다. 그러다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또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아는데, 적자를 보는 건 아닌지 = 지체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지회장 직을 맡고는 있지만 사실 이런 골치아픈 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일자리사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들이 마음편히 일할만한 일터가 너무 없다`는 인식에서였다. 세탁업의 특성상 수도세와 전기세, 배달차량에 드는 보험과 유류대 등 기본운영비가 크고 인건비 또한 만만찮아 더 많은 지역내 숙박업소와의 협약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힐튼이나 사우스케이프 등 대형업체의 일감을 받는다면야 더할 나위없는 일이지만 이를 위해 저희 또한 계속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적자를 보진 않고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은 그간 투자한 금액에 대한 차입금을 갚는데 쓰고 있다.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이 있는지 궁금하며 끝으로 군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 마음편히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자리를 더 만들어주기 위해서 남해지장협이 갖고 있는 부지에 `보호작업장`을 만드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현재 이동면에 있는 `가온누리`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시설인데 `보호작업장`은 장애인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일정부분 근로가 접목돼 있는 것이다. 근로한만큼 인건비도 지급해 지체장애인도 스스로의 삶을 조금씩 개척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지금의 2명이 아니라 약 20명 이상의 장애인들이 마음놓고 근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계속 복지공부도 하고 있다.

 끝으로 `한아름 크리닝`에 애정을 보내주신 군내 숙박업소 등 많은 관계자분께 감사드리고, 이제 `평생복지시대`에 왔다고 생각한다. 이에 맞게 복지에 대한 패러다임도 좀 달라져야 할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복지직 종사자와의 대화를 통해 시급하고 절실한 것을 듣고 그것부터 함께 해소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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