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편향, 맹목적 편견에서 깨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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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 맹목적 편견에서 깨어나기
  • 김정화
  • 승인 2017.05.16 17:23
  • 호수 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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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화
본지 칼럼니스트
미송새마을금고 감사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 확신은 견고해지고 감정은 편하다. 사회 곳곳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주장이 옳다는 언쟁에 여념 없다. 사리에 맞는 이야기를 단순한 감정 지배를 받아 홀대하는 것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이다. 모든 행동의 출처는 감정에서 비롯된다. 내 틀에 세상을 맞추려는 편견과 아집은 경계하려면 내 안의 감정 독재와 맞서 싸워야 한다. 헛된 감정과 합리적 이성을 구별하려면 자기를 세상의 중심으로 삼는 확증편향을 밖으로 밀어내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가치를 지탱하는 보람이고 쓸모 있는 행위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내 의견에 동의하거나 일치하는 정보만을 선택해야 자기 믿음이 견고해지고 감정은 편하기 때문이다. 맹목적 편견을 가지는 확증편향은 이미 마음속에 고정된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을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명제를 이미 확증해 놓고 그 확증을 뒷받침하는 논증은 흔쾌히 받아들이지만 그와 반대되는 정보는 사실여부를 떠나 철저히 무시한다.

우리 사회 곳곳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주장이 옳다는 언쟁에 여념이 없다. 그렇다고 갈등 없는 사회가 모두 좋은가. 갈등 없는 사회 역시 죽은 사회이다.  문제는 대립으로 인한 갈등을 어떻게 처리 하느냐 하는 것이다.

마치 생각이 좀 다르다고 죽일 듯이 경멸하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심각한 대립에서 나오는 감정 독재이다. 이럴 경우 나와 다른 생각의 접촉을 저지하려는 마찰을 내부적으로 줄여야 한다. 타협과 수용을 통해 사회의 가치를 지탱하고 보람이나 쓸모 있는 행위를 성취하기 위한 하나의 메카니즘이 되어야 한다.

필자 역시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노력하지만 획일성에 갇혀 새로운 정보를 외면할 때가 많다.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인데도 단순한 감정의 지배를 받아 쓸모 있는 가치를 소홀하게 대했던 것이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이다.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관점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견해를 규정하는 사고의 기본 출발점이다. 관점을 한 방향으로만 몰아가거나 다르다는 이유로 돌아앉으면 새로운 것을 보지 못하기에 함부로 평가하거나 쉽게 정의 내리지 않으려 한다. 

내 생각이 틀렸다고 스스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피해자가 되는 기분이다. 내 감정이 다른 정서나 동기와 모순되어 침해를 받는데 유쾌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렇듯 확증편향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런 행위패턴을 바꿔야 하는 이유는 뭘까. 거시적으로 보면 사람사이에 맺어지는 인간관계를 개선하여 집단과 사회의 의식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시적으로 우리 삶을 들여다보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벽과 마주할 때가 있다. 궁리하고 궁리해도 이 벽을 어떻게 넘어갈 것인지 대문은 어떻게 낼 것인지 고민스럽다. 새로운 눈으로 시대를 읽어내면 방법이 보이고 길을 찾는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확증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입관을 지나치게 합리화한 사람들은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인지적 모순을 자주 일으킨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 일인가. 편견을 깨닫기 위해서는 자기 안의 고정된 견해를 지워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도 수긍하며 사는 것이 오히려 내 견문과 학식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내 생각과 감정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소유의 감정인데도 나도 모를 때가 많다. 그러고 보니 모든 행동의 출처는 감정에서 비롯된다. 확증편향을 줄이고 관점을 바꾸려면 내 안의 감정 독재와 맞서 싸워야 한다.

내 틀에 세상을 맞추려는 아집을 경계하려면 더러 남의 얘기도 인정하고 용납 할 줄 알아야 한다. 헛된 감정과 합리적 이성을 구별하려면 확증편향을 밖으로 밀어내어야 한다.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리더 역시 더 그래야 한다. 그것이 세상과 공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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