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아닌 청년당…노후에 화음 맞추며 즐겁게 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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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아닌 청년당…노후에 화음 맞추며 즐겁게 살고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5.30 10:02
  • 호수 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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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자 기자의 현장스케치 | 음악이 좋은 사람들 `크레센도`

음악 좋아하는 19명 회원들, 남해군에 마땅한 연습실 없어서 직접 만들어 연주

 색소폰을 든 사내들이 모여 있다. 음악이 좋고 화음이 좋아 모인 사람들, 바로 크레센도(cresendo) 회원들이다. `점점 세게`라는 뜻의 크레센도처럼 음악으로 점점 더 삶을 발전시키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남해읍 봉전마을회관 맞은편의 노란집의 검은 지붕, 새로 지은 연습실이 정갈하다. 방음시설이 잘 돼 있어서 입구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곳에 음악이 머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문을 여는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회원들을 맞닥뜨린다.
 

크레센도 최정윤 사무국장과 강두화 회장

# 우리네 인생도 `점점 세게` `점점 젊게` `점점 즐겁게`

 현재 총 19명의 회원이 함께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는 크레센도(cresendo)는 지난 2016년 8월 23일 창단식을 가졌다. 물론 창단 훨씬 이전인 5~6년 전부터 활동한 회원들이 다수다.

 크레센도 강두화 회장(69)은 "몇 년 전부터 관악기를 중심으로 계속 배우다가 회원들 뜻이 모여서 지하실에 연습공간을 구해서 하는 등 여러 노력을 거치다 김홍표 회원이 자비를 들여 이런 연습실을 만들었고 회원들은 동호회 회비를 십시일반 거둬 현재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사실 거창이나 하동을 다녀 와보면 남해군이 얼마나 문화예술적으로 뒤쳐져 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군민들이 연습할 공간조차 확보가 안 되고 제대로 된 공연장 한 곳도 없어 항상 아쉽다"고 말했다.

 

목요일마다 레슨해주고 있는 김용이 강사

 최정윤 사무국장(60세)은 "여기 회원들은 대부분 6·70대이며 귀촌자, 자영업자, 퇴직자 등이다.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노후에 여가를 보낼 주제를 찾다가 `음악`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우리 시대는 사실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에 갈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 오히려 집중할 수 있는 취미를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려 이를 통해 사회에 봉사도 하고 삶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가고 싶어 모인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실제 크레센도 회원들은 격차가 나지만 매일 오후 2시부터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개인 간 레슨으로 그 간격을 줄여가고 있으며, 개인연습은 기본으로 하되 목요일 오후엔 김용이 강사를 초빙해 색소폰 합주연습을 하고 있다.

 이들이 합주를 중요시 여기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김홍표 회원(60)은 "박자 공부가 절로 되는 합주는 필수다. 내가 양보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소리가 나지 않는 게 합주이기도 하다. `어우러짐`을 통해 자연스레 화음을 배운다. 우리가 연습한 색소폰 연주곡만 어느덧 13곡이 넘는다. 이런 연주로 노인복지회관이나 장애인 행사, 원예촌 소아암 돕기 행사 등 다양한 지역 내 행사에 재능기부로 기쁨을 줄 수 있다"며 "또 올해 우린 새로운 목표를 갖고 있다. 늦가을이나 연말 즈음 군민들을 상대로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센도 회원들은 기타나 피아노에 비해 비교적 배우기 쉽고, 연습만으로도 폐활량이 좋아지고 절로 되는 복식호흡으로 건강한 일상이 따라온다는 색소폰의 매력에 동참할 신입회원을 기다리고 있다. 또 연습할 공간이 필요한 예술단체들 또한 연락해서 사용 문의를 할 수 있다고 하니 필요한 군민들은 연락해보자. (※문의 최정윤 사무국장 m.010-3551-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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