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아라 보이는 곳, 좋아하는 곳에서 빨리 살자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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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아라 보이는 곳, 좋아하는 곳에서 빨리 살자싶었죠"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6.07 15:24
  • 호수 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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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엄마 윤명희 씨와 아빠 김명곤 씨.

아이는 학원셔틀, 어른은 야근셔틀…500만원 벌어도 늘 모자랐던 삶
`이것밖에 못 벌었나` 욕심 비워내니 별 바다 위 행복이 눈앞에

 서면 장항마을에 가면 `별아라`가 있다.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라`. 말 그대로 별바다를 볼 수 있는, 별이 바다처럼 보이는, 깊은 노을을 바라볼 수 있는 그곳은 바로 `별아라 카페&게스트하우스`다. 이곳엔 또 다른 별들이 산다. 아빠 김명곤(49) 씨와 엄마 윤명희(41) 씨, 그리고 꼬마별인 딸 채은(8)과 아들 재경(13) 군. 네 식구는 2016년 1월, 별들의 고향이 되어줄 보물섬 남해로 귀촌했다.
 
# 늘 바빴죠…도시생활은 말 그대로 삶에 찌들어있었죠

 창원의 한 철강회사에서 사내커플로 만나 2003년 결혼해 창원에서 살았던 4가족의 삶은 그야말로 바빴다. 아이는 아이대로 4곳의 학원을 스케줄 맞춰 정주행 해야 했고, 부부는 부부대로 아파트 융자금과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충당하느라 맞벌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엄마 명희 씨는 "특히 작은 애, 딸이 항상 울었다. 유치원에 제일 늦게까지 맡기니까. 도시에선 다 그렇게 살았으니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아파트 라인의 엄마들끼리 옷부터 신발, 학원까지 다 경쟁 아닌 게 없었다. 특히 학원을 4군데나 보낼 수밖에 없던 것도 그렇게 보내지 않으면 우리 아이만 친구하나 없이 혼자 텅 빈 아파트를 지키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빠 명곤 씨 또한 "둘이 적게 벌어도 500만원, 많이 벌 때는 600만원을 벌어도 비싼 아파트 융자금에 학원비에, 메이커 옷에 이리저리 떼고 나면 늘 현상유지였다"며 찌들었던 도시에서의 삶을 설명했다.
 

 

딸 채은 양과 재경 군.

# 유일한 樂 `캠핑`, 캠핑으로 온 남해를 사랑했다

 이들 가족의 유일한 낙은 `캠핑`이었다고 한다. 특히 4년전부터 거의 매주 캠핑을 다닐 만큼 마니아였다고. 남해의 초전, 송정마을 등 미조 구석구석을 워낙 많이 다녔으며 그러는 사이 자연스레 남해를 사랑하게 됐다.

 특히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 명희 씨의 꿈은 `바닷가 바로 앞에 살아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남 여수가 고향인 바다사나이 남편 명곤 씨는 바다에 대한 로망보다 현실적인 문제, 즉 `먹고 살게 없다`는 고민이 컸다고. 그러다 다니던 철강회사가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을 때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내였다. "전기세만 벌자, 밥만 안 굶으면 되지. 2년만 버텨보면 길이 있을 테니 좋아하는 데 빨리 가서 살아보자"고 한 것.

 부족함을 함께 버텨줄 천군만마인 부인이 있었으나 혹여나 두 아이들이 적응을 못할까 그 또한 걱정이 컸으나, 고맙게도 아이들은 이사가 아닌 `캠핑`으로 알고 남해로의 떠남을 씩씩하게 받아들였단다.
 
# 별바다가 좋아 온 장항바닷가… 때 묻지 않은 시골인심 좋아요

 바닷가 앞에 살고 싶다는 결심은 있었으나 그런 공간을 찾기란 너무나 어려웠다고. 본래는 상주 바다 앞에서 카페를 열자는 게 꿈이었으나 자리가 나오지 않았다고. 찾다찾다가 지금 이곳 장항바닷가 앞의 건물을 빚내어 샀다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같이 열게 됐다고 한다.

 처음엔 주택생활도 처음이고 시골생활도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으나 `무조건 열심히 인사`했더니 이제는 때 묻지 않은 시골인심이 무엇인지를 매일 체감하며 사는 행복한 이웃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방과 후 수업이 잘 돼 있는 성명초를 마치고 오후4시쯤 와서 그때부터 스포츠파크에서 자전거 타고 놀거나 강아지산책을 하며 지내니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 노인의 섬 남해? 아이와 놀 곳, 맛 집 부족한 남해

 물론 어디든 100퍼센트인 곳은 없다. 이 아름다운 남해역시 마찬가지다. 귀촌 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많은 혜택이 있는 것 같으나 실상은 과잉친절이라 여길 만큼 아주 친절한 창원시 공무원에 비해 뭐든 `안 된다, 타 부서 소관이다, 담당자 출장이다` 등등 필요한 민원해결절차가 너무 어려운 남해군행정에 놀란 적도 많았다고 한다.

 또 `실버타운 조성`이나 각종 복지정책 등이 노인 위주인 것도 `힐링의 섬이라더니 막상 노인들의 섬으로 만들려 하나?` 걱정이 들기도 했다고. 실제로 관광객이 와도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과 아이들이 먹을 맛집이 부족한 것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이 매력으로 남아있는 보물섬에서 별아라 가족 꿈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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