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인 우리… 나도 못한 며느리 바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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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인 우리… 나도 못한 며느리 바라면 안 돼"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7.06.20 10:20
  • 호수 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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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송도순의 `쿨한 시어머니` 보물섬 아카데미 특강
`쿨한 시어머니`라는 주제로 강연한 방송인 송도순 성우의 모습.

 "모든 아들은요, 엄마 배신하려고 자랐어요. 오죽 했으면 너무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이고 돈 잘 버는 아들은 `장모의 아들`이라잖아요. 사실 여기 계신 분들도 다 그랬겠지만 저도 귀한 딸로 컸어요. 딸이 자라 결혼을 통해 `아내-엄마-며느리`가 되죠. 지금 우리 나이가 되면 `시어머니-할머니`역할이 주어지고요. 생각해보면 딸일 때가 가장 행복했죠. `아내-엄마-며느리`역할 시절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죠. 그런데 사람이란 게 희한하죠. 본인이 시어머니가 되면 본인도 못한 며느리 모습을 꿈꿔요.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또 따로 꿈을 꾸겠죠? 우리 꿈은 꾸되, 꿈은 곧장 깨고 현실에 적응을 해야 해요. 본인이 지금 꾸는 그 꿈에 며느리를 집어넣으면 안돼요. 그저 내 아들 살리고 나도 살려면 며느리에게 `영혼 없더라도` 계속 칭찬해주세요, 그럼 며느리도 나중에 달리 잘 할 도리가 없으니 시어머니께 용돈을 주게 돼 있어요(청중 웃음)"

 예순 아홉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던 방송인 송도순 성우의 특강이 지난 15일, 노인복지관 3층 강의실에서 있었다. `쿨한 시어머니`라는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특강은 시종일관 웃음을 이끌어냈다. 성우가 돼 치열한 방송국 생활에서 본인이 깨달은 두 가지는 `연습 많이 한 사람과 시간약속 지키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는 법칙과 잇따른 남편의 부도로 다시 태어나면 아내역할은 않고 싶다는 중년의 삶과 중풍을 앓았던 시아버지의 병수발을 했던 넷째 며느리로서의 고충 등 화려한 방송인의 삶 이면에 담긴 에피소드가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송도순 씨는 "성격이 팔자라고 하는데 성질대로 간다고 그 말이 참 맞는 것 같다.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바로 내가 기르는 자식들에게 제대로 된 성격을 만들어 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며 "공부를 못했던 나지만 제 아버지는 단 한 번도 핀잔을 주거나 야단치지 않고 늘 믿고 저를 지지해주신 덕분에 `브레이크 없는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쿨 하다는 건 시원하고 개운하다는 뜻일 거다. 하지만 나도 아직 쿨하지 못하다. 며느리를 볼 때 어떻게 하나 두고 보지 말고, 며느리의 다른 결정들에 궁금해 하지 말고 왜 나처럼 안하지? 나를 따르나 안 따르나 하는 의구심을 갖지 말자. 나 역시도 나잇값 해야 할 일만 많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지 않았다"며 "9평에 사나 50평에 사나 부엌 좁은 건 똑같더라. 징징대면 계속 징징대며 살 수 밖에 없다. 우리 세대가 살아남을 길은 칭찬밖에 없다. 칭찬하다보면 정말 칭찬 할 좋은 일만 생긴다. 고맙다는 칭찬이 최고요, 박수 보낸 노고는 용돈으로 돌아온다"며 유머로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 제1강 녹화분은 오는 27일 낮 12시 30분과 저녁 8시 서경방송에서 방영될 예정이며 제2강은 다음 달인 7월 13일, `발상의 전환으로 꿈을 이루자`는 주제로 김상홍 강사가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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