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강다숲의 9월을 뒤덮은 아련함, 꽃무릇
상태바
앵강다숲의 9월을 뒤덮은 아련함, 꽃무릇
  • 김종수 시민기자
  • 승인 2017.09.28 09:23
  • 호수 56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붉은 애절함이 앵강다숲을 뒤덮었다. 남해군이 앵강다숲 일원에 야생화단지 조성사업을 완료한지 15개월만의 대장관이다.

야생화단지 조성사업은 2015년 `보물섬800리 히어리길 조성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야생화 관광자원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된 것으로, 남해군은 국비 1억원 등 총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5월 꽃무릇, 구절초, 상사화, 맥문동, 원추리, 해국, 비비추, 돌나물, 털머위, 엉겅퀴 등 10여종의 야생화 식재를 완료한 바 있다. 이중 가장 대대적으로 심은 것이 꽃무릇이다. 다른 9종을 다 합치면 4만200본이 식재됐지만 꽃무릇은 한 종만으로 그 두 배를 훌쩍 넘는 8만7000본이 식재됐다.

이경재 주무관은 "꽃무릇은 식재 첫해인 지난해에 듬성듬성 꽃이 피어올랐지만 올해는 거름도 많이 주고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덕분에 꽤나 장관을 펼쳐 보이며 9월 한 달 간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꽃무릇이 제대로 자리 잡게 되는 내년에는 더욱 짙은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상사화처럼 꽃무릇도 잎과 꽃이 함께 피지 않는 점은 같지만 잎과 꽃의 모양과 피는 시기는 서로 다르다. 상사화는 이른 봄에 잎이 올라왔다 진 후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 사이에 분홍색의 꽃을 피우는 반면, 꽃무릇은 가을에 잎이 올라와서 월동 후 봄에 지고 9~10월 추석을 전후해 붉은색 꽃을 피운다.

앵강다숲의 꽃무릇은 이제 절정을 지나 시드는 추세에 있지만 꽃이 시들어 떨어진 자리에 돋아나는 초록 잎을 즐기는 것도 가을 겨울에는 색다른 묘미다. 상사화의 꽃말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반면 꽃무릇의 꽃말이 `참사랑`인 것은 서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서로를 향한 애절함으로 늦게 피고 빨리 돋아나는 꽃과 잎의 몸짓에 연유한 것은 아닐까.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