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가 없는 겁니다
상태바
눈치가 없는 겁니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11.02 16:38
  • 호수 5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여수 배구친선대회를 다녀온 지인이 보여준 한 장의 사진은 신선을 넘어 충격이었다. 
사진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개회식 장면이었는데 관중석에는 선수단이 편안하게 앉아 있었고 코트 한 가운데에 내빈들이 앉아 있는 장면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행사참가자들은 열중 쉬어 자세로 뙤약볕이나 행사장 한 가운데 서 있고 내빈들은 천막 그늘밑에 편안히 앉아 있거나, 무대 위에 올라 아래로 내려다보는 배치의 개회식에 익숙한 남해사람에겐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이었다.

요즘은 시대에 변화에 맞게 앉은 자리에서, 혹은 행사장 가운데 모여 앉아서 개회식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나 우리 개회식은 구태를 벗지는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구태가 낡고 식상한 대회사나 축사, 격려사다. 왜 지방자치단체장과 군의회의장, 도의원 모두의 인사말을 들어야 하는가. 상대방 입장을 배려해 소개만 해도 되는데 단상으로 나오게 하고 또는 단상으로 나가 ~사 ~사 등을 붙여 짧게는 2분에서 길게는 10분 가까운 연설을 들어야 하는가.

세상이 변화고 유권자의 의식도 변화하는데 못따라가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사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연설이든 인사말이든 들을 만하면, 10분이고 1시간이고 지겹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제했던 이야기, 어제했던 이야기를 오늘 또 한다면 10초라도 지겨운 게 말이지 않는가.

매번 느끼지만 남해군체육회의 의전과 개회식 문화는 짧고 굵어야 많은 박수를 받는다.  

연설이 짧으면 박수가 길고 연설이 길면 박수는 짧다. 눈치가 없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처럼 이용당하거나 팽당하기 쉽다.

내빈만큼 행사의 주인공도 귀하다. 대접하지는 않더라도 동등하게 배려해야 한다. 들을만한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자리에서 일어나 손한번 흔들며 "고맙습니다"는 말로 주인공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축하객은 없을까?

딱딱하고 녹음기 틀어놓은 듯 같은 내용의 축사와 격려사가 번복되는 낡고 오래된 개회식 문화는 이제 변해야 한다. 

불편한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가 모색되어 지길 바란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