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평사리 최참판댁을 무대로 한 박경리 소설 `토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산도적놈겉이 생기가지고 꼴에 꼴방맹이 차고 남해 노량 간다 카더마는 늙은 기이 비우도 좋고 염치도 좋다! 그 꼴 보기 싫으니께 제발 이젠 내 앞에 나타나지 말고! 아 아 정말 미치것네! 환장하것네!"
욕심을 부릴 상황인지 아닌지 파악하지 못하고 제 욕심 채우느라 염치없는 행세를 하는 꼴을 비꼬는 말로 읽힌다.
남해군과 하동군의 가칭 제2남해대교 명칭 논란을 보면서 `꼴방맹이 차고 남해 노량 가는` 행세가 왜 떠 올랐을까.
이웃 하동군의 욕심은 쉽게 이해가 안 된다. 섬에 사는 남해사람들을 위해 연결하는 다리이고, 섬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건설한 다리인데 왜 이제 와서 이름 욕심을 내는지 궁금할 뿐이다. 내 아이 이름 짓는데 이웃집 사람이 나서는 형국으로 느껴진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창선삼천포 연륙교 명칭을 두고 하동군이 "그 당시 왜 이 다리를 제2남해대교로 주장하지 않았느냐"는 반문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제2남해대교 주장의 근거가 없다는 논리인데 이 역시 궁색하다.
새로 건설되는 다리 명칭은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지어져야 하는 것으로 누구나 그 지명을 들으면 어디로 가는 지를 명확히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제2남해대교`가 적절하다.
아울러 지적할 부분은 마땅히 관철해야 할 다리 명칭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논란에 빠트린 남해군 행정이다. 당연히 그리 될 것이란 낙관을 한 셈인데 결론적으로 그 낙관이 군민들을 창원까지 가게 하는 고생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군민들의 염원과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박영일 군정은 제2남해대교 명칭 관철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
하동군과 남해군이 갈등을 겪고 있는데 지역화합을 도모해야 할 국회의원이 뒷짐 지고 있는 모양도 아쉽다. 국회의원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마땅히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
제2남해대교 명칭 확정은 10일 경남도 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의결된다.
국회의원의 중재로 두 자치단체장이 만나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능하고 보편타당한 기준에서 다리 명칭을 결정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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