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
고향지킴이를 자처하며 지낸지 20년. 낙엽 지는 가을, 오랜만에 모교인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이하 정보고)를 거닐었다. 파란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축구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찬란했던 1980년대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정보고는 남해에서 유일하게 물품의 생산, 유통, 분배까지 모든 면을 교육하는 학교로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산업 부흥기로 고도성장을 이룩하고 있던 시기와 잘 맞아 자부심이 넘치는 학교였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금은 내 옆을 지켜주는 아내와 서슴없이 편하게 만나는 동창생들이 많은 그곳. 덧붙여 선남선녀가 가장 많은 학교가 아닐까 하며 소소한 웃음과 함께 그 시절에 빠졌다.
걸음을 옮겨보니 알록달록한 벽화가 나를 유혹했다. 그곳에서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후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한 선생님과 담소를 나눴다. 추억 속 찬란한 빛이 지금은 바래지고 있음을 느꼈다. 1000명에 육박했던 전교생은 110여명. 정보고는 뉴스나 신문에서 보던 인구문제를 체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묘하게도 인구감소와 지속적으로 보도된 이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청년실업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남해는 많은 미디어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돌았던 이야기라 둔감해진 듯하다.
우수한 선생님들과 지역에서 가장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도 대학진학만을 선택하는 현상에 내 미소는 곧 멋쩍은 웃음으로 바뀌었다. 정보고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장점인 취업은 물론 학생들이 희망하면 대학교 진학도 할 수 있다. 감사하게도 내신 성적 위주의 수시 대학 진학률이 60%이상을 웃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요즘, 각종 스마트기기와 컴퓨터를 활용하는 시대다. 꼭 필요한 것은 컴퓨터 활용능력이다. 정보고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활용능력을 가르친다. 이는 취업 시 필수와도 같은 능력이다.
특히 정보고는 많은 은행을 비롯한 공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달성해 `16년 도내 취업률 1위`를 `4년 연속 취업률 우수학교 선정`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정책 방향이 창업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정보고는 `남해아이몰`이라는 학교기업을 실천하고 있었다.
모교를 돌아보고 선생님과 담소도 끝날 무렵 나는 느꼈다. "정보고는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도약할 준비가 돼 있구나"라고 말이다. 다시 한 번 경제부흥기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교 정보고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