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거울」 문영하 시인 첫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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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 문영하 시인 첫 시집 발간
  • 이충열
  • 승인 2017.11.23 13:54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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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詩作)은 사랑을 앓는 것 처럼 고통이고 기쁨이었다"
문영하 시인의 첫 시집 `청동거울`

이웃 문신수 선생의 딸 문영하(일심) 시인(서면 작장)이 첫 시집 「청동거울」을 출간했다. 교직에 몸 담았던 문 시인은 교단에서 내려오는 순간에도 시에 대한 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창작을 하고 있다.

문영하 시인이 `미네르바`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15년 `월간문학`에 「자장매(慈藏梅)」로 등단한 지 2년 만의 수확이다.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알려진 고대의 `청동거울`을 현재로 소환해 독자들의 앞에 마주세우며 심상치 않은 생소함을 예고하는 이 시집은 총 61편의 시를 4부로 나눠 141페이지에 담고 있다.    

문 시인의 이 시집 제1부의 첫 시 `몽고반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시 몽고반점 속의 시어들, 즉 `알타이 산` `삼신할머니` 그리고 뒤이어지는 시 `솟대`에 제시된 `나스카 라인` `안데스` `천년의 노래` 등 시어들이 고대 세계를 오늘로 불러 오고 기어코 `무변의 시공` `이승 건너가는 바람` 이라는 표현에서는 세상 밖으로 독자들을 불러 올린다. 시 `미역을 치대며`에서는 `탯줄` `마고할미` 등 표현을 통해 생명의 시작을 제시한다. 

문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문효치 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문 시인의 시에 대해 "피상적으로 보이는 사물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깊숙이 내장되어 있는 새로운 본질을 잘도 건져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대와 현대, 생과 사, 생명을 노래한 문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서안나 시인은 "설화적 어법의 차용과 현장성을 강화하고 삶과 죽음의 혼융된 코라적 공간을 창출하는 미학"이라며 "타락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인의 시적 의지의 소산이고 근대적 시간관을 파기해 영원성의 세계를 형상화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극찬했다. 

문 시인의 첫 시집 표제가 `청동거울`인 이유를 첫 시 `몽고반점`을 통해 음미해 보자. 알타이 산 하늘 한 점/탯줄에 걸려와 아기살에 떠 있다//험준한 산맥 건너 바람의 씨앗으로 떨어진/여린 것이/배시시 배냇짓으로 웃는다//삼신할머니 흐뭇한 얼굴로 내려다보며/-그놈, 볼기짝 한 대 맞고 미끄럼 치듯 내려가더니/제 어미 아비 잘 찾아서 갔군//흙에 발 내린 씨앗/한 발짝 한 발짝 걸음 옮기며 세상을 향하는/물푸레나무가 된다//소임을 다한 영험한 부적(符籍)같은/남빛 한 자락이//알타이 먼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

문영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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