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왜 다시 동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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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왜 다시 동학인가?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11.23 13:58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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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의 시초인 동학은 1860년에 경주에서 최제우가 창도했는데 당시 전국 인구의 20내지 30프로가 동학도였다고 합니다. 남해에도 그 후예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창도 이후 매우 짧은 시간에 동학교도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19세기 조선시대의 수직적 계급구조를 일거에 수평구조로 만든 동학사상이 있고, 동학이 신분타파를 갈망해온 민중의 뜻을 실천하는 운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제우는 `모두의 가슴 안에 이미 하늘이 들어 있다, 하늘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인내천)`이라고 설파했어요. 사람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나아가 생명을 가진 것이나 없는 것이나 모두 평등하다는 주장이었지요. 당시 핍박받고 차별적 계급구조에 억눌려온 민초들에게 얼마나 파격적이고 가슴이 뻥 뚫리는 소리였겠습니까?

1893년 보은에서 2만 3000명가량 동학교도가 3, 4주 정도 집회를 했는데 이들이 물러간 후 검불 하나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년 촛불 집회를 마친 뒤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던 시민의식이 그때 이미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당시 왕족이나 양반들은 역사의식이나 민중에 대한 공감능력, 정치 능력이 없었습니다. 만민공동회가 열렸을 때에도 제 권력 찾기에만 급급한 고종은 이를 진압하려고만 했지요. 당시 지배계층과 백성과의 괴리는 지금의 `이명박근혜 정권`과 국민 사이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1894년에 일어난 갑오동학농민혁명은 수직적 위계의 차별사회를 수평적 상호존중의 평등사회로 전환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동학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벽이 아니라 자손들을 향해 제사상을 차립니다. 이를 향아설위라고 하는데요, 내 안에 부모와 조상의 정령, 심령이 모두 들어 있으니 죽은 이가 아닌 나를 존중하자는 뜻이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당시 시대 상황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하늘을 품은 인격체로 똑같이 존중했다는 것은 매우 앞선 인권사상을 보여준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동학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외세에 대해 끝없이 경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최신 무기를 앞세운 일제의 집요하고 대대적인 반격으로 1894년 갑오동학농민혁명 이후 동학교도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습니다. 

촛불혁명-정권교체 주역들이 꾸준하게 삶속의 시민혁명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마음속에 하늘을 품고 있어야 평화담론이 확산됩니다. 

일제의 중국 및 아시아 식민지화 야욕과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서 64년간 지속되어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통한 미국 무기 판매상들의 무시무시한 무기 판매 전략을 지켜보면서 저는 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비무장지대 여성평화걷기대참여와 미국 백악관과 무기제조회사 앞 피켓시위, 평화어머니회의 광화문 1인 시위와 플래시몹 행사도 반전평화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에리카 체노웨스가 105년간(1900~2005년)의 세계 역사 속에서 찾아낸 3.5%의 법칙이란 게 있습니다. 인구의 3.5%가 비폭력, 능동적, 지속적으로 참여한 저항운동은 항상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낮은 비율인 듯하지만, 꾸준히 비폭력 저항운동을 해나가면 언젠가 그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또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의식의 지도`를 보십시오. 생각은 힘이 셉니다. 불행하고 어두운 생각을 하면 에너지가 적게 나오지만 반대로 아름답고 밝은 생각을 하면 에너지가 많이 나옵니다. 수행, 이타적 기도, 명상을 하면 에너지 레벨이 올라갑니다. 동학공부와 수행을 하면서 레벨이 높아진 동학도들은 개벽세상을 꿈꾸며 기꺼이 죽어갔어요. 그들의 저항이 없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얼마나 비참했을까요?

촛불혁명-정권교체 주역들이 꾸준하게 삶속의 시민혁명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저는 21세기 한국,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학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합니다. 동학은 양반,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평민, 천민, 여성, 아동 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의 개벽을 꿈꿨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 역시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무기의 균형으로 평화를 유지하려는 20세기적 사고방식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제일 센 무기는 평화입니다. 마음속에 하늘을 품고 있어야 평화담론이 확산됩니다. 

김수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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