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독립유공자 후손 자랑스러움 보다 삶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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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독립유공자 후손 자랑스러움 보다 삶의 굴레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7.11.23 14:24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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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어려움 극복하고 성공한 아이들 많아져야" 교육희망사다리 복원이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과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우리나라 교육 백년지대계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향우가 있다. 부산교육대학교 총장을 거쳐 지난해 교총선거에서 교총역사상 최연소 회장에 취임한 하윤수(56세·고현 천동출신)가 그 주인공이다. 교총창립 7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향우를 교총회관에서 만났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배움에 대한 집념으로 버텨

고현면 천동마을. 아홉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하 향우의 집안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 시절 남해 대부분의 집들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하 향우의 집안 가난이 유독 심했던 이유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이 서려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만 해도 마을의 지도자였던 할아버지(하준호)는 독립선언서 서부경남 배포 책임자였다. 아버지(하석우)는 할아버지와 함께 3.1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오른쪽 복사뼈에 총탄을 맞아 평생 불편한 몸으로 험난한 생을 살아내셨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의 자손이지만 조상의 독립운동은 명예가 아닌 삶의 멍에가 되어 후손들을 옥죄었다. 친일파의 자손들이 승승장구 할 때 독립운동가였던 그의 집안은 한 끼 먹을 쌀조차, 추위를 가려 줄 옷조차 없이 자라야 했다.

"오죽했으면 입을 옷이 없어 남들보다 1년 늦은 9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니까요. 도시락도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싸갔으니까요."

지독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헌신과 배움에 대한 갈망때문이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교육법 전문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경상대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등록을 포기하고 나중에 경성대 법학과에 다시 입학해 졸업을 할 당시만 해도 사법고시를 통과가 목표였다"는 하 향우. 하지만 인생의 물살은 그를 전혀 다른 목적지에 다다르게 했다. 학교에 남아 법학공부를 계속할 무렵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교육법`을 처음 접했다. "1995년 즈음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내 교육법 체계가 제대로 안 잡혀 있었다. 교육법에 대한 연구도 많지 않았던 때라 저의 연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하 향우.

1997년 교육법 분야의 대표적인 저서 `교육과 법률`이라는 책을 펴냈고 이 책이 교총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다. 교총과 공동저서 작업부터 교육기본 3법 제정에도 참가하며 교총과의 인연이 깊어졌다. 

4차산업혁명시대
인재를 키워 낼 교육으로 바뀌어야

교총과의 인연은 지난해 한국교총 회장으로 당선되면서 결실을 맺었다. `가르칠 맛 나는 학교 선생님이 행복해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36대 교총회장에 선출됐다. 올해는 교총 설립 70주년을 맞이하는 의미있는 해다. 교총의 역사는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1947년 `조선교육연합회`를 창립한 이래 교권 수호와 교육정책을 선도하며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주도해온 곳이 바로 교원단체총연합회다.

하 회장은 "사람으로 치면 70살 고희를 맞이했다. 70년 동안 잘 살아왔는지 성찰해보고 3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앞으로 4차산업 혁명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한데 교총이 앞장서서 준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찾기 위해 교총은 올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9일에는 교총창립 70주년 기념 교육대토론회를 열어 보수와 진보 진영 교육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23일에는 70년 교총의 역사를 모은 교총 사료실 개관 축하와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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