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마늘 계약재배 단가 2300원에 농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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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마늘 계약재배 단가 2300원에 농가 반발
  • 이충열
  • 승인 2018.01.04 09:45
  • 호수 5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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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최소 보장 선급금 개념" 마늘농가들 "현장과 농민의 현실 무시한 행정" 비판

농협중앙회가 지난 22일 내년 마늘의 계약재배 권장단가를 1kg당 2300원으로 책정해 지역농협으로 내려 보내자 마늘농가가 반발하고 있다. 마늘제주협의회는 이를 감안해 지난 26일 권장가보다 400원 높여 1kg당 2700원으로 올려 발표했지만 이 마저도 지난해보다 500원 낮춰진 가격이라 내년 마늘가격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농협이 제시하는 마늘의 계약재배 단가는 농가와 상인간의 마늘 밭떼기 거래와 일반 경매거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농협의 낮은 계약단가는 일반거래 등에서 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붙잡아 매 두는 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늘농가의 소득 하락으로 이어지기에 농가로서도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올해부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가 수탁판매하는 `마늘 협동마케팅`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되는 상황에서 제시된 금액 2300원(1kg 당)은 너무 낮고 가격 하락 효과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 농가의 반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올해부터 전국의 마늘 계약재배 물량을 농협중앙회 경제지주가 수탁판매하는 `마늘 협동마케팅` 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앙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계약재배 권장단가를 설정해 지역농협에 하달했는데, 이것이 1kg당 2300원의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논란을 낳은 것이다.

협동마케팅 방식으로 하면 농협경제지주는 지역농협 물량을 수탁받고 판매 완료 후 대금을 최종 정산하는데, 말하자면 2300원은 `최소`로 설정한 선급금 개념이다. 가격이 떨어져도 최소한 2300원은 보장하고 나머지는 추후 정산한다는 것이다. 2300원이라는 가격은 농식품부 생산안정제 기준대로 `최근 5개년 평균가격의 80%`라는 공식에 따라 나온 가격이라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남해농민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제시한 2300원이라는 마늘값은 현실상황을 무시한 가격"이라며 "마늘농가에 온갖 위험부담을 다 떠넘기고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마늘판매 총 수취가격이 얼마일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재배계약을 맺는 것은 위험부담이 매우 큰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농협 계약재배 단가는 산지수집상들에게도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민간 포전거래 가격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늘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마늘가격은 최소 1kg당 3000원 선은 돼야 한다"며 "2300원은 현실을 모르는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남해 뿐 아니라 전국의 마늘재배 농민들의 반발은 더 거세다. 제주도의 내정읍농민회와 이장단협의회는 지난달 29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가 농업 현실을 무시한 채 기계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이를 지역농협에 권고하는 방식은 마늘가격 폭락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농가 현실을 감안해 마늘계약재배단가를 ㎏당 3200원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타 시도의 마늘재배농가의 반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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