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산, 눈 밟는 소리로 세속의 먼지를 털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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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산, 눈 밟는 소리로 세속의 먼지를 털어내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8.02.08 11:30
  • 호수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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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7시에 출발하는 산행버스를 타기 위해서 필자는 새벽 4시경에 일어나 5시경의 첫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시간을 맞춥니다. 버스에서 박미선 사무국장의 사회로 최명호 회장의 인사가 있었고 향우회 지역회장의 간단한 소개에 이어 서춘실 산행대장의 산행안내가 진행됐습니다. 오늘 산행지 방장산 산행의 주제는 `산림청지정 한국의 100대 명산`이었습니다. 장성 갈재에서 산행이 시작됩니다. 설한풍이 몰아치는 아주 추운 날씨였지만 초입부터 아주 가파른 등산로여서 얼마 안가 두꺼운 등산복과 목도리를 벗고 풀어재낄 정도로 땀방울을 쏟습니다. 오른 쪽은 전북 고창군, 왼쪽은 전남 장성군을 양 날개 하여 오르는 능선은 490봉, 725봉 등을 거쳐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난이도 중간 정도인데다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 눈길, 얼음길이 예사롭지 않고 양지바른 곳은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것을 감안하면 난이도를 상위까지 끌어올리기에 충분합니다. 

필자는 25년 전 장성 백양장 여관에서 숙박하며 고창군과 장성군의 경계능선을 넘나들며 식물학에서 확률 10만분의 1인 한국춘란 돌연변이를 찾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십만 촉을 감식한 결과 얻은 것은 제일 하품인 서(暑) 한 촉과 황화(黃花) 한 촉이었고 오히려 고향의 성묫길에 황금색 줄무늬가 든 호(縞)와 음지 마을 뒷산 쇠마당 오르는 길에 사피반(蛇皮班) 한 촉의 수확이 더 컸던 일이 불현듯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경관이 좋은 곳을 배경으로 하여 박미선 사무국장, 정상범 카페지기의 카메라가 향우님들의 추억사진을 꼭꼭 담아줍니다. 강풍이 몰아치며 추운 날은 사진 찍기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중간에 방장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인 고창고개에서는 두 패로 나뉩니다. 정상까지는 1.3km 만만찮은 코스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분은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 합류하여 점심 먹을 장소로 가야 합니다. 743m 정상에 오른 향우님들께 박미선 사무국장이 기념사진을 찍어줍니다. 정상의 약간 아래 전망대에서 정옥두 부산행대장이 돼지족발을 안주로 내어 놓는가하면 최미경 총무는 두부를 썰어 더운 물로 덥히고 묵은 김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정말로 훈훈한 정성입니다. 

이곳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삼림욕장으로 무사히 하산한 향우님들의 조금 늦은 2시 이후의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행복했습니다. 맛깔스런 돼지고기 김치찌개로 식사를 하며 향우님들은 서로 삼삼오오 친교의 시간을 가집니다. 버스에 몸을 실은 서울행 버스에서 자유로운 시간이 또 이어집니다. 서울에 가까워 올 쯤 서춘실 산행대장의 산행평가와 차기 2월 산행은 강원도 정선쪽이라는 예고와 함께 박미선 산행대장은 즉석에서 다음 산행의 예약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 다음 산행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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