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스쳐지난 것들, 뒤돌아보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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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스쳐지난 것들, 뒤돌아보게 하고 싶다"
  • 김수연 시민기자
  • 승인 2018.03.08 16:28
  • 호수 5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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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칼럼 새 필진 황성우 씨 뮤턴트 게스트하우스 주인, `둥지싸롱`도 공동 운영

"2015년 이맘때쯤 내려왔으니까 만 3년이 되었네요. 여태 제 앞가림하기도 바쁘다가 이제야 조금씩 주변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삼동면 동천마을에 자리한 뮤턴트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장 황성우(44) 씨가 따뜻한 커피와 정성들여 깎은 과일을 내오며 환하게 웃는다. 게스트하우스 뮤턴트의 실내는 주인장의 취향과 관심사를 알려주듯 벽면이 각종 서적들과 영화 포스터, 여행사진, 문화기획 홍보 전단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는 이곳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남해읍에 있는 대안공간이자 여행자 카페 `둥지싸롱`의 공동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는 둥지싸롱에서 여행 이야기를 알리는 기획을 담당하고 있어요. 일종의 파트 운영자라고나 할까요. 여행 전문가는 아니고 일반인으로서 여행 경험담을 다른 일반인에게 전해주는 것이죠. 그게 바로 잘란잘란 여행미식회입니다."

잘란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어슬렁거리며 걷는 것`, `가벼운 걸음으로 하는 산책`의 의미라고 한다. 그가 기획하는 잘란잘란 여행미식회는 `잘란잘란`의 어감대로 사람들과 함께 모여 여행에 대한 온갖 수다를 어슬렁어슬렁 맛있게 나눌 수 있을 것도 같다.

황성우 씨는 부산에 있는 부경대 건축과를 나와 건축가로 15년 정도 일했다. 그동안 전국 각지의 다양한 개발계획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러다 문득 바쁜 대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귀촌을 결심했다.

"고향 부산은 대도시이다 보니 제가 생각한 귀촌과는 거리가 멀고 여수, 통영 등 다른 바닷가 근처의 크고 작은 도시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결국 돌고 돌아 남해를 찾게 됐지요. 그런데 아무 연고가 없다 보니 남해를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어요."    

그가 본 남해는 개발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다. 분명 남해의 보물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또 소박하고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본연의 환경과 어우러져 이루어온 숱한 삶의 역사와 흔적들이라고 그는 믿는다.

"남해에는 여전히 이러한 매력적인 것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개발에 휩쓸리다 보니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훼손되어가고 있어요. 게다가 그것을 지키고 가꾸어나갈 젊은 층은 꿈과 전망을 잃고 빠져나가는 추세지요."

그는 귀촌하고서부터 보고 느낀 남해의 여러 모습과 문제들을 조금은 젊은 시각에서 젊은 층이 바라는 것들에 대해 이제는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고 조심스레 밝힌다.

"남해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급격히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그 관심이 사람들이 몰리거나 돈이 되는 곳에만 편중되어 있어요. 새로운 것만이 좋은 건 아니잖아요. 뭔가 가치 있고 보존해야 할 것들과의 균형을 잡아가야죠. 균형 있는 개발을 하면 미래의 남해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도 새롭고 도전할 만한 기회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의 시선은 사람들이 보통 추구하는 것들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예를 들어 돈이 되는 것, 새롭고 편리한 것, 화려한 것, 유명한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거나 외면하는 것들, 과거의 먼지 쌓인 것들, 숨어 있는 것들을 굳이 찾아내려 한다니 조금은 삐딱함도 느껴진다. 그의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돌연변이, 별종`의 뜻을 가진 뮤턴트(mutant)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거나 일부러 외면하는 것들에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는 황성우 씨 같은 사람이야말로 남해에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황성우 씨는 앞으로`남해시대` 칼럼을 통해 남해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드러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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