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열두 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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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열두 살입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04.19 10:00
  • 호수 5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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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가 2007년 4월 17일 창간해 올해 창간 12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올해 12살을 맞은 지족초등학교 5학년 지원정, 김영후, 김한빈, 이지예, 김성림, 이정민 학생이다. 사진 전병권 기자

 우리는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아직도 친해지지 않는 숫자와 납득하기 어려운 공식 가득한 수학시간에도, 나 혼자만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은 체육시간에도, 출처가 불분명한 고민은 졸졸 따라다니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서며 어린 티만은 벗어났다고 호기롭게 내질러보지만 우리네 삶이라는 학교는 언제나 그렇듯 녹록치 않습니다. 고민은 진행형입니다. 긴 통증 속에서 울음을 내지르며 태어나 아장아장 걷기까지, 아슬아슬하게 뛰기까지 많은 이웃의 따스한 토닥임을 받아왔습니다.
 "아이고, 사람아. 네가 뭘 보려고 그리 눈을 뜨고 있노. 아이고, 사람아. 네가 뭘 말하고 싶어 그리 옹알대느냐"

 소싯적부터 어엿한 사람으로 곧추세워 주시며 잘 커 나가길 바라시던 그 마음들이 모여 이렇게 12년이 흘렀습니다.

 행여 넘어져 혼자 아파할까 남몰래 붙잡아주셨던 그 손길, 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얼마나 더 빠를지 생각하면 아득해지고 머릿속은 무거운, 지금 우리는 열두 살입니다. 미운 세 살, 또롱한 일곱 살을 지나 이젠 내치려해도 자연스레 젖어드는 여러 고민들로 때로는 어두워 보이는 우리는 열두 살입니다. 하지만 열두 살의 고민 또한 홀로 떠안고 가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괜찮습니다. 여든 둘의 어르신 속에 품고 있는 열두 살의 재기와 예순 둘 어머니 속에 고요히 흐르는 뜨거운 의지를 담아 열두 살의 우리는 또 한 번 일어설 테니까요.

 그리하여 생존수영을 배우겠습니다. 분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때로는 도형도 그려가겠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으로 이해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진정한 사고뭉치가 되어보겠습니다. 문제를 발견해내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는 일부터 차근히 해나가겠습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평생 직업마저 희미해진 지금 우리의 체험과 배움은 바로 같이하는 삶, 그 속에 있을 테니까요.

 2018년 4월 17일, 지금 우리는 열두 살입니다. 우리와 함께하는 당신 역시 열두 살의 시간에 존재합니다.

 함께해 온 성장통을 함께 토닥여주십시다. 같이 아파할 새로운 성장통을 기대해봅니다. 다시 두근거립니다. 이 봄, 모두 모두 소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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