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擧世皆濁)
상태바
거세개탁(擧世皆濁)
  • 남해타임즈
  • 승인 2018.06.08 11:50
  • 호수 5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擧 : 들 거 世 : 세상 세 皆 : 다 개 濁 : 흐릴 탁
최   성   기
창선고 교장

온 세상을 들추어보아도 모두 썩었다는 뜻으로,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부패한 것을 비유(比喩)하는 말

전국시대 초나라 회왕 때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은 학식이 뛰어나 회왕 때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법령을 만들 때 정적들의 모함을 받아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는 귀양지에서 쓴 어부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어느 날 굴원이 추방되어 상수의 연못을 배회하며 시를 읊조리고 있을 때 한 어부를 만났다. 어부는 그를 보고 "선생은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닌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왔는가?"하고 물었다. 굴원은 "모든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취해 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으니 이런 연유로 추방되었습니다"하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진나라에 의해 조국인 초나라가 멸망 당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거세개탁은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혼탁한 세상일수록 위정자와 지식인의 자성이 요구된다. 우리 스스로 사리사욕만 추구해온 것이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일찍이 순자는 `군자주야 서인자수야(君者舟也, 庶人者水也), 군자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라고 얘기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비밀은 자기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