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비바람이 스치고 간
하얗게 수놓은 살구꽃 꽃길 따라
정다운 손님이 꽃잎 밟고 넘어 오네
살구꽃 한 잎 물고 향기 맡으며
떨어진 꽃잎 밟을세라
꽃잎 사이로 조심조심 걸어 오네
하얀 살구꽃 수놓은 길을 걸을 땐
당신의 순백한 영혼을 밟을 수 없어
신발 벗고 사뿐사뿐 걸어 오네
자동차 바퀴에 짓눌린 당신을 볼 땐
당신의 하얀 속살이 까맣게 변하고
나 또한 까맣게 타들어 가네
살구꽃 꽃길 따라 오시는 손님
살구꽃 살짝 밟고 오시옵소서
오시는 걸음 걸음 살구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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