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천연발효 유기농 빵으로 맛과 건강 둘 다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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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천연발효 유기농 빵으로 맛과 건강 둘 다 잡았죠"
  • 김수연 시민기자
  • 승인 2018.06.29 09:31
  • 호수 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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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면 방조어부림 옆 독일빵집 `르뱅스타` 7월초 개점 예정
미소가 더 빛나는 한추영 대표

유자, 멸치 등 남해 특산물 이용한 다양한 빵 개발할 터

삼동면 물건리 화전별곡길, 고목이 울창한 방조어부림 옆 작고 소박한 독일빵집 르뱅스타가 자리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100% 천연발효 유기농 밀빵임을 입간판 전면에 걸 만큼 자부심은 대단하다. 정식 개점은 7월초이지만 벌써부터 빵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한추영(55세) 대표를 만나봤다. 


한 대표는 남해 설천 덕신마을에서 태어나 남해읍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다. 이후로는 주로 서울에서 살았다. 첫 직장 신라호텔에서 15년간을 근무하면서 판촉,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나중에는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등 부동산 관련 일을 했다. 그러면서 돈은 많이 벌 수 있었지만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었다고.


"1년에 한 번 정도 남해에 내려오곤 했는데 이곳이 너무 좋았어요. 내려온 지는 6년 정도 되었지요. 내려와서 4년 동안 아무것도 안했어요. 그저 낚시하고 운동만 했다. 아무 일도 안 하니까 사람들이 이상해하더군요"(웃음) 

그렇다고 그가 마냥 쉬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남해대학 제과제빵 야간과정을 7번이나 들었고, 2016년에 경희대 호텔외식 사이버 MBA 과정에도 입학했다. 제빵 기술은 20대 때 이미 3년 정도 배웠다. 그러다가 작년 1월에 남해읍에서 부동산중개업을 시작했다.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빵을 구워주곤 했더니 사람들이 아예 빵집을 해보라고 권했다고. 그래서 작년 7월에 중개사무소 옆에 르뱅스타를 열었다.

독일빵집 르뱅스타 전경.

"독일마을 맥주축제 때 독일 빵 몇 종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작년 옥토버페스타에서 부스를 열었는데 외진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둘째 날부터는 입소문이 났는지 사람들이 찾더군요. 700개를 만들었는데 다 팔렸어요" 그때부터 확신이 들었다.

`르뱅스타`는 `르뱅`이 프랑스어로 천연효모, 누룩을 가리키는 말로, 천연효모 중에서 스타가 되겠다는, 최고의 효모로 만들겠다는 그의 자부심을 담은 상호다. "천연효모를 발효시키는 데만 1주일이 걸려요. 물론 이스트를 쓰면 1시간 내에 부풀어 두세 시간 만에 빵이 나오지요. 그런데 이렇게 빵을 하려면 최소 18~30시간 걸립니다. 어떤 빵은 발효시키는 데만 3, 4일 걸리지요" 이렇게 만들기도 어렵고 비싼 빵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천연발효 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건강하고 소화기능이 뛰어납니다. 당뇨 있는 어르신이 드셔도 무방해요. 아토피 있는 아이들도 얼마든지 먹고요. 유기농 밀을 쓰고 화학 첨가물, 이스트도 쓰지 않아요. 건강 위주의 빵이죠. 대형 제과점과 종목이 겹치지 않아야 했죠. 어려운 걸 해야지 부가가치가 있으니까" 당장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노련한 사업가로서의 안목이 읽히는 대목이다.

"남해에서 천연효모 빵으로는 최초이지요. 천연효모만 100% 쓰는 곳은 전국적으로도 거의 없어요. 그만큼 관리도 어렵고 식감도 이상하고 부풀리기도 쉽지 않아요. 물론 빵 하시는 분들 가운데 나보다 훨씬 뛰어난 분도 많지만, 이건 나만의 노하우인 거죠"

한 대표는 현재는 마이크로 베이커리 카페 형태로 하고 있지만 남해 특산물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면 얼마든지 잘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남해 특산물을 이용해서 남해 먹거리도 만들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싶어요. 10가지 정도는 늘 만들고 계절별로 이벤트성 빵을 만들 계획이에요. 남해 특산물, 멸치, 유자, 마늘, 양파 같은 것들을 함께 써서 만드는 거죠. 유자 슈톨렌(건과나 견과를 넣은 독일식 빵)이 그 예입니다. 또 천연발효 빵은 공장용 대량생산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 손이 많이 가지요. 그래서 사람도 여럿 쓸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 전국적으로 주문도 받을 계획입니다"

만들기 힘들고 까다롭기에 누구나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길을 굳이 택해 우직하게 걸어가는 한추영 대표는 이렇듯 투박하고 꾸밈없지만 소화 잘 되고 건강에도 좋은 독일식 빵을 닮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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