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으로 끝난 국립의료원 분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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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으로 끝난 국립의료원 분원 유치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8.07.12 14:45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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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군 학부모들 의료실태 간담회 가져, 더불어민주당 소통 문제점 지적돼
남해군 학부모 대표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일 남해군청 부군수실에서 의료복지와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문으로 무성하던 군내 국립의료원 분원 설치는 신기루임이 드러나며 소통과 과정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윤정규 학교운영위원회 남해지역협의회장과 하석원 수석부회장, 박점선 남해학부모네트워크협의회장 등 각 학부모 대표 10여명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장)과 하복만·정현옥 남해군의회 의원, 이재철 남해군수 비서실장, 정현포 남해보건소 보건행정팀장 등이 참석해 지난 6일 부군수실에서 남해군 의료실태와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
 
1부. 오해라는 시누이와 함께한 미팅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측은 정기현 국립의료원장과 함께 남해를 방문한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이와 함께 남해군 내 국립의료원 분원 설치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며 학부모들의 기대는 커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예정된 2일 간담회는 태풍의 여파로 연기됐고, 6일 간담회 장소도 기존 보건소에서 부군수실로 변경된 것이었다. 또한 정기현 국립의료원장은 급한 일정이 생겨 방문하지 못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이에 학부모들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준비한 이번 간담회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상태로 의원들을 만나게 됐다.

 윤정규 회장은 "일정이 몇 번 바뀌고 국립의료원장의 남해방문이 번복되는 등 이 자리를 갖기까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다음에는 어떤 기관이든 담당자든 명확하게 지정해서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윤경 의원은 "이번 간담회는 서부경남의 의료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방문이 목적이었다. 아마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한참 오간 후, 학부모들은 국립의료원 분원 설치 소문의 출처를 물었다. 제 의원은 "국립의료원에 의료실태 파악을 위해 자료와 방안 등을 요청했었지만 국립의료원 분원 설치와는 무관한 이야기"라며 "아마도 민주당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 저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처음부터 남해군 의료실태 현장조사파악이 이번 간담회의 이유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현재 남해군 인구는 4만4000여명이고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 노인 돌봄 문제 또한 심각하다. 국립의료원 분원은 남해군보다 수요자가 많은 인구 10만명이 넘어도 설치하기 어렵다"며 못 박아 간담회장은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군의회 의원들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사실이 확인됐고, 제 의원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 속에서 간담회장이 마련됐다.

 학부모들이 지적한 것처럼 어떤 이유에서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았음은 물론, 전달과정도 명확하지 않아 생긴 오해를 품고 시작된 불편한 간담회였다.

 결과적으로 국립의료원 분원은 남해군과 함께할 수 없는 짝사랑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2부. 제 의원의 빛바랜 진심
 제 의원은 "남해군을 포함한 서부경남은 의료분야만 불균형한 것이 아니라 경제, 교통, 환경 등 정치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특히 산업단지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이 없고 공해지역으로 돼버린 것은 정치적 소외가 낳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러 차례 남해를 방문해 군민들을 만나고 있고 정부에 이야기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 의원은 사천·남해·하동 등 서부경남 지역에 대한 교육, 의료, 복지, 환경, 경제 등의 분야 실태파악을 위해 5개월 동안 총 세 차례 군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었다.

 특히 남해군에서는 어떤 국회의원도 시도하지 않았던 의료분야에 대한 관심과 여러 차례 군민과의 만남의 의미는 더 컸기에 이번 간담회 과정에 대해 제 의원 스스로가 더 아쉬움을 표출했다.
 
3부. 남해군의 막막한 의료현실
 제 의원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모이게 됐지만, 낙후된 남해군의 의료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 모였기 때문에 현장의 소리를 들려 달라"고 주문했다.

 학부모들은 남해에 의료분야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근거로 질문했다.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 △의료비지원 지역편차 해소 △응급의료시설 격차 해소 등 3가지 방안을 요청했다.

 제 의원은 △공공의료 시설지원 확대 △민간병원의 공공성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민간병원의 공공성 확대는 남해병원이 해당되는데 이는 실력과 서비스, 이미지가 좋으면 자동으로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취약지역은 남해보건소와 같은 공공의료시설 지원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정현포 팀장은 "남해병원에 소아청소년과가 있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보건소에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요청해도 오려고 하는 의사가 없다. 올해는 경남도 자체에서 배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력 있는 의사들은 수술을 많이 하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의료수요가 많은 곳을 선호한다. 지원금을 많이 줘도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학부모님들의 기대만큼의 욕구를 충족하기가 어렵다. 의사 인력문제는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현실을 설명했다.

 이에 제 의원은 "장비와 인력이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은 100% 동의한다.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도 유능한 의사가 남해를 오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단순히 의사에 대한 지원금을 넘어 남해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이 함께 돼야 한다. 의료장비는 예산을 들여 어떻게든 지원하겠다"고 정 팀장 의견에 덧붙였다.

 끝으로 제 의원은 "아직 의료실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못했다. 여러분들의 마음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겠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 다음에는 남해병원과 남해보건소 등 여러 의료계 종사자들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듣겠다"고 다음 간담회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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