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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의 목소리
남해타임즈 | 승인2018.07.19 11:17|(607호)
김 재 명

즐겨보는 오락프로그램 중 `미운우리새끼`란 프로그램이 있다. 나이든 미혼 아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경을 조명하는 내용들로 훈훈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지난 방송에서 영화배우 박중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노모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감동을 주었다. 

"어린아이 너무 나무라지 마라 네가 걸어왔던 길이다. 노인 너무 무시하지 마라 네가 가야할 길이다" 라는 어머님의 가르침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지금까지 가슴깊이 새기며 살아간다고 했다. 장황한 설명 없이 짧게 내 뱉은 한 마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기교보다는 노인의 경험에서 던진 한마디가 자식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행사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오늘날의 세상은 워낙에 빠르게 진보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과 성과는 청년에 비해 노인이 확연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도 청년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고, 노인은 복지의 대상으로 밀려나는 것도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를 추구하는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사유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되면 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아무리 진보된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영역을 모두 대신할 수 없는 것처럼 젊음의 열정만으로 삶의 가치를 감동으로 채울 수 있는 경험적 지혜를 제공받긴 어렵다.

그 역할의 구심점이 노인들이다. 그중에서도 과거를 주도했고, 오늘이 있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워 일가견을 이룬 이들을 우리는 원로라 부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원로가 사라져 버렸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우리는 부모의 그늘아래서 훈육되어지고 그들의 가르침과 희생을 통해서 성장해오며, 복종의 의미를 배우고, 삼가고 근신하는 자제력이 가족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유지해가는 비결이란 것을 습관적으로 체득하며 살아왔다.

사회라는 공동체로 볼 때 원로는 부모와 같다. 사회에서 원로의 목소리가 없어 졌다는 것은 부모를 잃은 고아와 같은 의미다. 이기적이고 독선적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원로들이 드러내서 어른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자발적인 원로들의 모임이 구성될 필요가 있고, 사회는 원로들의 목소리가 간섭이 아니라 원숙한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반영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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