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음성에 내 마음은 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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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음성에 내 마음은 열리고……
  • 남해타임즈
  • 승인 2018.08.20 12:21
  • 호수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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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남해합창단을 찾아서
지난 7월 13일 양성평등 주간 행사를 마치고 군수님과 함께 찍은 사진. 다문화 가정 하모니 합창단과 콜라보해서 공연했다.

2012년 장편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로 제3회 김만중문학상 대상 수상의 인연으로 남해가 좋아 내려와 집필에 골몰하는 임종욱 작가. 그가 이번 호부터 매달 2회에 걸쳐 남해군내 문화예술단체 회원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을 지면에 풀어낸다. <편집자 주>

세상을 환히 비추던 해가 망운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남해 곳곳에서 자기 일에 힘쓰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들이 모이는 장소는 남해읍 화전도서관 뒤편에 있는 음악연습실이다. 먼저 온 사람들이 보면대와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시간이 되면 자리에 앉아 악보를 펼친다. 지휘자 강선희 선생의 지도에 맞춰 목요일과 일요일 저녁마다 아름다운 화음을 다듬는, 즐겁지만 고된 합창 열기가 이어진다.

 

지휘자 강선희 선생

이처럼 노래를 통해 마음을 전하고 공감과 공존의 터전을 일구는 사람들이 남해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남해합창단`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자신들이야말로 남해를 대표하는 합창단이라는 자부심이 이름에서도 묻어나온다. 실제로 그들은 남해에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면 찾아가 합창으로 음악이 주는 기쁨을 나누면서 소통의 장을 넓히고 있다. 봉사 공연들을 통해 위로와 즐거움을 전하기도 한다. 당연히 남해합창단은 남해군에서 으뜸가는 합창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남해합창단이 태동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단장을 맡아 수고하는 신철호 선생은 합창단이 발전해온 내력을 이렇게 들려준다.

"우리 합창단은 지난 80년대에 처음 모임을 열었어요.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죠. 그때는 여성분들로만 구성되어 `어머니합창단`이라 했다더군요. 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연습하고 공연했답니다. 이내 음악에 관심이 적던 남성들도 합창단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혼성합창단으로 몸집을 불렸어요. 그때는 `군립남해합창단`이라 불렸는데, 남해를 대표하는 합창단에 어울리는 명칭이었습니다. 지금은 소프라노와 알토, 베이스와 테너 네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단원들이 열정이 대단합니다. 혼성4부 합창단은 남해에서 우리가 유일할 거예요. 아, 그리고 달마다 한두 번씩 갖는, 시원한 맥주와 따뜻한 정담이 어우러진 화끈한 회식 시간도 놓치면 안 되지요. 하하하!"

남해합창단은 몇 년 전 남해문화원에서 나와 독립 단체로 활동 방향을 다잡았다. 편리한 공간을 떠나 부담은 커졌지만, 단원들의 의지와 열망은 더욱 맹렬해졌다. 뜨거운 불길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찬란한 빛을 내듯 그들의 실력은 탄탄해졌고, 이틀 연습하는 것으로 벼림의 시간은 두텁게 다져졌다. 해마다 11월이면 정기공연도 가진다. 이들은 남해의 다른 이름 화전(花田), 꽃밭에서 진한 향기를 발산하는 꽃의 여신 플로라(Flora)들이다.

현재 단원들의 숫자는 남녀 20여 명 정도 된단다. 회비가 있다 보니 마음은 있어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단원들도 이 점을 아쉬워한다. 자립할 방도를 찾는 한편 더 많은 사람들이 끼와 솜씨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이나 후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합창은 결국 지휘자 놀음이다. 지휘자의 음악관에 따라 합창단의 음색, 곡목과 음성의 안배가 이루어진다. 그것이 합창단의 개성이 되고 변별점으로 작용한다. 멜로디만 제창하는 `노래방합창단`과 혼성4부 합창단의 차이도 여기에서 나온다. 반주를 맡은 남명초등학교 6학년 최서윤 학생의 깜찍한 피아노 솜씨도 감칠맛을 더한다.

지휘자 강선희 선생은 젊은 음악도다. 부산대 언어학과를 나와 가사에 대한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 대학을 마친 뒤 한일장신대 교회음악과 피아노 전공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졸업했다. 음감도 타고나 네 파트의 화음을 육성으로 들려줘 단원들이 곡을 이해하는 데 지름길을 연다. 올해 봄에는 교회합창 워크숍 지휘과정을 이수해 지휘에 대한 이해도도 넓혔다.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 강선희 선생이 남해합창단의 지휘를 맡은 것은 자신이나 단원들 모두에게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합창단 단원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단장 신철호 선생(m.010-5237-0522)이나 총무 강행주 선생(m.010-9806-0920)에게 연락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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