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덕, 카바디 은빛감동 고향 남해에도 전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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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덕, 카바디 은빛감동 고향 남해에도 전해들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8.08.30 10:03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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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소마을 출신, 엄승현·유완심 부부 장남,
지난 24일 이란과의 결승전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엄태덕(왼쪽) 선수. <사진출처^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한국 카바디 역사상 최고 성적 달성

2018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대표팀 은메달을 두고 누군가는 "기적"이라고 불렀고 또 누군가는 "신화"라고 말했다. 카바디(Kabaddi) 종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국가대표 팀에서 왼쪽 수비수로 맹활약한 엄태덕 선수가 지난 27일 남해군체육회를 방문해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 주>


 

 남해의 아들 엄태덕(35·읍 선소마을 출신) 선수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종목에서 감동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엄태덕 선수는 엄승현·유완심 부부의 장남으로 이번 대회에서 선수·코치로서 팀 내 중심역할을 했다. 그 결과 그는 대한민국 카바디 역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엄 선수는 "고향에서 많은 관심과 응원 덕분에 제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조별리그에서 카바디 종주국이자 지난 아시안게임까지 패권을 쥐고 있던 최강 팀 인도를 24:23의 점수를 기록하며 제압했다. 이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를 가볍게 물리치고 준결승전에서 파키스탄을 만나 27:24로 누르며 무패로 결승 무대에 섰다.

 엄 선수는 "팀원 모두 컨디션이 좋아 예선전에서 인도를 이기고 난 뒤 상승세를 타고 결승까지 진출했고,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가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만난 이란은 아직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강한 상대였다. 경기결과 16:26으로 아쉽게 금메달을 내주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카바디? 어렵지 않아요
 엄 선수는 생소한 카바디에 대해 "공 없는 럭비와 같다. 포털사이트에는 카바디를 `숨을 참는다`는 뜻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사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엄 선수는 "공격하기 전 공격수는 중앙선을 넘지 않은 진영에서 "카바디!"라고 외치고 상대진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카바디는 당신에게 무엇을 해보겠다, 즉 공격하겠다는 의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비를 할 때 같은 팀 선수끼리 손을 잡고 해야 되기 때문에 정 문화인 한국 나아가 아시아와 잘 어울린다"면서 "수비수가 득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소개했다.
 
카바디 불모지 한국의 기적
 이번 은메달 획득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은 너무도 열악한 훈련환경에 있었다.

 카바디는 남자가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 여자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이색종목으로 취급받는다. 실업팀도 하나 없다.

 2006년 출범한 대한카바디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아니라 준가맹단체이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수단복을 지급받지 못한 채, 진천선수촌(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카바디 선수들은 전용 훈련장이 없어서 동아대학교 유도장에서 땀 흘리고 있다.

 엄 선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당시 주장)에서 달성한 동메달을 땄을 때"이라며 "잠깐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훈련환경이나 선수 지원 등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승부욕, 정직함
 1984년생인 엄 선수는 다른 팀원들과 비교하면 나이가 많은 편이나 밀리지 않고 후배, 제자들과 함께 뛸 수 있는 이유로 "저는 선배 혹은 코치라는 이유로 후배, 제자들과 다르게 운동하지 않고 그들과 똑같이 운동한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매일 훈련해왔던 정직함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것 같다"며 휴식을 취할 때 남해에서도 운동을 한다는 엄 선수.
 
태권소년, 카바디 국가대표가 되다
 엄 선수는 남해초등학교 시절 태권도에 입문하게 됐고 남해중, 제일고, 동아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스포츠인을 꿈꾸게 된다. 이후 군대를 제대하고 몸 관리를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하며, 하경태(비타민 휘트니스 운영) 남해군보디빌딩협회 전무이사를 만나 운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게 되고 대학교를 복학한다. 그는 교내 `뉴스포츠`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운명의 `카바디`를 만나게 된다.

 특히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동아대학교 학생들이 인도로 파견을 가서 봉사활동과 파견을 가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엄 선수는 동아리와 같은 방식으로 훈련을 하다가 카바디 선수로서 입문하게 됐고 이후 2009년 4월 국가대표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 후 엄 선수는 10년째 대한민국 카바디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
 
바람이 있다면
 엄 선수는 "카바디와 세팍타크로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응원해주신다면 올림픽에서도 카바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인천에서는 카바디가 활성화돼 여러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인도는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종종 볼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며 "카바디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으로 엄 선수는 아시안게임 이후 잠깐의 휴식을 뒤로 한 채 오는 9월 5일부터 다시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10월 5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열리는 인도프로리그와 내년 3월에 있을 두바이 월드컵, 보다 모범적인 카바디 지도자가 되기 위해, 그는 남들이 기적이라 불렀던 그날을 준비하듯 오늘도 정직하게 훈련하고 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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