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춘실 남해군향우산악회 산행대장 몽블랑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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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춘실 남해군향우산악회 산행대장 몽블랑 등반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18.08.30 10:48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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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최고봉 가이드 없이 혼자 올라… "정상에 올랐을 때 감격 잊지 못할 것"

 군 향우회 산행대장을 맡고 있는 서춘실 향우가 지난 8월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해발4810m) 정상에 가이드 없이 혼자 올라 남해 산악인의 저력을 보여주고 돌아왔다. 불가능해 보였던 도전, 거침없이 성공하고 돌아온 다녀온 서춘실 향우를 만났다.

왜 몽블랑에 올랐나?
그가 몽블랑 등반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부인 김숙자씨 때문이었다. "2016년 집사람이 군향우회 산악회 사람들이랑 서유럽 3대 미봉 트레킹을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하길래 `나는 정상을 등정해 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서춘실 향우. 그때부터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은 그의 삶의 목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틈틈이 산행으로 다리 근력을 기르는 한편 몽블랑 등반 계획을 혼자서 준비해 나갔다. 아무리 산을 좋아하는 그였지만 만년설로 덮여있는 정상을 등반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암벽이나 빙벽 등반은 해보지도 못했는데 가능할까 싶었죠. 그런데 인터넷에 여성들도 정상에 다녀 온 글들이 많더라구요. 자신감을 가졌죠"

비행기부터 숙소 예약까지 온라인으로 척척
연초에 비행기 티켓은 확보하고 숙소 예약도 인터넷으로 진행했다. 다행히 다녀온 여행기들이 많아 온라인 준비가 어렵지 않았다. 서 향우는 "몽블랑 정상 아래 귀테산장은 이미 예약이 끝났더라구요. 혹시라도 현장에 온 사람을 위해 자리 하나는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산장예약 없이 진행했는데 몽블랑 정상 등반을 계획한다면 1년 전에는 예약을 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한다.

드디어 D-day. 8월 1일 인천공항을 출발 제네바공항을 거쳐 샤모니에 도착했다. 미리 버스표도 예약하고 스위스 내 교통수단 이용 할인권인 `스위스패스`를 구입 유용하게 사용했다. 샤모니에서 등산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 8월 2일 드디어 몽블랑 등정에 나섰다.

2박 3일 정상 등정, 고산병으로 힘겨운 산행
3100고지에 위치한 `떼떼산장`까지는 무리없이 오를 수 있었다. "떼떼산장에서 3800고지 귀테산장까지는 평균 경사도 50도. 가파른 산이라 힘도 들었지만 여기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 낙석 구간에서는 떨어지는 돌을 피해 뛰어야 했다. 돌아보면 아찔한 순간이 바로 그 구간이었다."

힘들게 도착한 귀테산장. 그에게 제공된 잠자리는 카운터 옆 나무의자였다. 나무의자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고 이튿날 새벽 2시 정상 등정을 위해 길을 나섰다. 만년설이 쌓인 칼날 같은 산등성이를 작은 불빛에 의존해 올라갔다.

"그 때부터 가벼운 고산병이 온 것 같았다. 출국하기 전 국립의료원을 방문해 고산병 예방약을 처방받아 산에 오르기 전 먹었지만 다리가 무겁고 피로감이 극도로 몰려와 5m 걷다 쉬고를 반복했다"

정상 밑 무인산장인 `발롯 무인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을 위해 옮긴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몽블랑의 여신이 허락해준 시간. 감격의 눈물
"산행하며 그때처럼 힘든 순간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산병이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나를 책망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걸었다. 다행히 맑은 날씨에 바람이 없어 느리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정상에 도착한 순간 그 감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운무가 걷히며 드러난 알프스 산맥의 절경을 고통도 한순간에 잊게 했고 대자연이 선물한 장관을 마주하자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왔다. "외로운 싸움에서 이긴 안도감, 나에게 정상을 허락해준 몽블랑 여신에 대한 감사 그 감정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다"는 서춘실 향우.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그에겐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다음 산행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킬리만자로산(5895m)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이번에도 차근 차근 준비해서 2년 안에 다녀와야죠" 어디서 저런 용기와 배짱이 생기는 것일까? 참 그는 `고춧가루 서말 먹고 물밑 30리를 간다`는 남해사람 그 중에서 창선사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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