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하면서 아이 키우기? 아이를 방치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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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하면서 아이 키우기? 아이를 방치하는 게 아닐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09.14 10:58
  • 호수 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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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좋은 남해군이 되려면(1)

태풍 `솔릭`보다 무서운 건 느닷없는 `휴교령`
아이가 아프면 1시간 운전해 타지 병원으로
공무원 아니면 출산휴가 3개월도 불편한 현실
도시에 비해 월급 적은데다 휴일마저 적어


남해군에 살고 있는 워킹맘 정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생후 8개월인 아들을 두고 직장에 복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댁과 친정 모두가 자가용으로 1시간 30분 이상 걸리는 타지인데다 시어머니는 직장에, 친정어머니는 몸이 편찮으셔서 이곳 남해로 오셔서 아이를 봐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입주아주머니를 찾으려 해도 월급여가 최소 100만원 이상 수준으로 지급돼야 하기에 부담스럽고 아이돌봄서비스를 받으려 해도 월급 200만원 겨우 넘는 맞벌이 부부일지라도 소득이 발생해 시간당 8350원의 최저시급을 본인부담으로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기에 버겁다. 결국 정 씨는 0세반을 운영하는 민간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휴일과 토요일에는 보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 주5일 근무제로 불리는 주40시간 근무제도는 2004년 7월부터 도입됐으나 공휴일 출근도 당연시 되고 있는  남해군내의 소규모 회사에 다니는 정 씨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일하는 엄마, 정 씨는 되묻고 싶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는데 왜 저출산이 지속되기만 하는지,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그래서 들어보았다. 엄마들이 말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남해군에 대하여. <편집자 주>

 

 먼저 밝혀둔다. 총 50명의 엄마들이 응해준 무기명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하되 직접적인 대면이나 서면으로 접한 10명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50명 중 둘째나 셋째 등 다음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대답은 14%에 해당하는 7명이었고 그럴 계획 없다는 응답수는 과반이 넘는 58%로 총 29명이 답했다. 눈여겨볼만한 것은 13명인 26%의 수가 환경이 개선된다면 (출산을)고려해 볼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러한 26%라는 수치는 58%라는 수치에 더해져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못` 낳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를 더 낳을 계획이 없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재 자녀를 키우면서 느끼는 고민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자녀를 키우며 가장 큰 고민을 하는 부분은 바로 아동전문병원 등의 의료시설 및 보육 인프라 부족이었다. 총35명, 70%에 달하는 엄마들이 꼽은 이유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모든 엄마들이 그러하겠지만 엄마로서 감당하고 희생해야하는 부분이 크고 사회적으로 아이가 잘 클 수 있는 환경이 미흡하다. 특히 남해엄마로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의료시설이 열악하다는 점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시설 및 실내시설들이 없어서 순천이나 진주 등의 시 단위로 가야 한다는 점과 △믿고 맡길 수 있는 소아전문 병원이 절실하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순위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근소한 차이로 아이돌봄이나 맡길 곳이 부족하다는 점과 일자리 질과 급여수준 등 경제적 이유가 순위에 올랐다. 34%에 달하는 17명의 엄마들은 `맡길 곳 부족`을, 30%인 15명의 엄마들은 `일자리 질`을 꼽았으나 이 두 사항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를테면 △육아휴직이 보장되지 않아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되고 그로 인해 가정에 경제적 부담이 생긴다 △"저임금인데다 공휴일이나 토요일 근무를 하는 등 주5일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남해군내의 일자리 수준이다 보니 부부가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하려면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어린이집은 공휴일, 토요일 휴무다 보니 아이 돌보는 환경조차 여의치 않고 태풍 `솔릭`처럼 자연재해 등의 벼수로 인해 어린이집과 학교 등이 휴교하는 경우 일하는 엄마는 청천벽력이다"는 답변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3개월 출산휴가마저도 마음 편히 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맞벌이 하면서 양육하는 것이란 `아이를 방치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먼저 아이를 키울 사회적 환경과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답변이 그것이다.

 즉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서적, 경제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휴일이나 아플 때도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정서적 여건과 함께 육아로 인한 정책보조인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돼 양육자의 경제적 활동이 타의에 의해 단절되는 불상사가 없어야 한다.

 끝으로 `독박육아`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배우자 등 주변의 도움 부족`을 고민으로 꼽은 엄마도 5명, 10%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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