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직장 주5일제 의무화·비상시 아이 맡길 환경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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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직장 주5일제 의무화·비상시 아이 맡길 환경절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09.20 10:40
  • 호수 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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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좋은 남해군이 되려면(2)
`보물섬남해군공동육아나눔터`는 남해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이자 배움터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열린 씽씽큐뮤직수업의 한 장면.

어린이집은 쉬는데 부모는 일하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는 어디로?

 ▷정시 퇴근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집중도 향상 ▷생산성 위주의 회의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효율적 보고 ▷건전한 회식문화 ▷연가사용 활성화 ▷관리자부터 실천, 혹시 위 내용의 10가지 제안을 실천하는 직장을 아시는지. 이는 고용노동부에서 2017년 7월에 발표한 `일과 가정 양립과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의 내용이다.

 우리에겐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줄임말로 잘 알려진 현대인의 이상향을 실현하기 위한 일종의 지침인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안`에 그치다 보니 아무런 법적효력이 전혀 없는 말 그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지난 호에 밝힌 바 있듯이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를 두고 실제 아이를 키우는 남해군의 엄마 50명에게 들어 보았다. 자녀 키우는데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1위는 소아전문병원 등 의료시설 및 기타 문화인프라 부족을(70%), 2위는 아이 돌봄이나 맡길 곳 부족을(34%), 3위는 일자리 질과 급여 등 경제적 상황(30%), 4위가 배우자 등 주변 도움 부족(14%)이었다. 그렇다면 엄마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육아정책은 무엇이며, 현재 남해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구증대 시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출산장려금지원 30만원부터 신생아 무료예방접종
 우선 현재 남해군에서 `인구증대` 시책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출산장려지원과 전입세대정착지원으로 나뉜다. 먼저 출산장려책으로는 출산장려금지원, 첫째아이 30만원, 둘째아이 100만원, 셋째아이 이상은 300만원을 지급한다. 고교 학교 수업료 지급과 영유아 양육수당(최대 15만원)은 셋째자녀 이상에게만 해당돼 첫째, 둘째 아이들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 이밖에 국가예방접종사업 시행지침에 준하여 신생아 무료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 등 전입세대에게 해당하는 정착지원내용을 살펴보았더니 2인 이상 전입시 30만원, 4인 이상인 경우 70만원 지원금을 지급한다. 그 외 2인 이상 군내 전입시 고등학교 수업료면제 이고 전입 대학생은 학기별 10만원, 최대 40만원까지 지원된다. 그 밖에 빈집 정비 사업 교부결정된 보조사업자의 빈집을 매입 임대, 철거한 세대에게 세대당 20만원의 주택수리비를 지원한다. 이러한 인구증대정책에 대해 한 엄마는 "사실상 체감되는 정책이 그다지 없는 것 같다.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지원금은 적고, 다자녀혜택은 셋째부터 돼 첫째, 둘째는 양육수당도 없다. 하나든 둘이든 다 소중한 아이인데 셋째이상부터 적용되는게 대부분이다. 도시가스비 할인 5000원을 받는다는데 정말 푼돈인데다 그마저도 남해군은 적용이 안 된다고 들었다"며 "엄마들이 왜 아이를 더 못 낳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보면 더욱 더 필요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육아는 시간 싸움… 일하는 아빠 `칼퇴` 시켜주세요
 양육자들이 원하는 육아정책을 서술형으로 취합했다. 중복된 답변 중심으로 정리해 보자면 첫째, 육아맘·육아파파 칼퇴근과 어린이집 쉬는 날(공휴일, 토요일) 부모도 같이 쉬게 해달라는 내용과 일반 직장인들도 공무원과 동일한 육아휴직 3년을 보장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가족 시대가 아닌 핵가족 시대의 육아는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임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일례로 어린이집이 쉬는 공휴일과 토요일 외에도 태풍 솔릭과 아이의 병환으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못 보내는 경우 아이를 누가 돌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직장근무자인 엄마나 아빠에게 단축근무나 유연근무, 연차사용이 용이해져야 할 문제인 셈이다. 이번 태풍 솔릭 때 여성가족부에서 어린이집으로 당일 아침에 공문으로 `어린이집 차량운행은 않고 오전 등원만 하며 가급적 가정보육을 해 달라`고 해 경악한 바 있다.

 당시 엄마들의 바람은 "여성가족부가 공문 보낼 때 엄마, 아빠 회사에도 같이 공문을 발송해 줬으면 좋겠다", "쉬는 날 없는 공동어린이집, 당직어린이집이 있어서 아이 맡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한 엄마는 "초등저학년까지는 아침 늦게 출근이나 오후5시 퇴근처럼 학부모 출퇴근시간이 조율됐으면 좋겠다. 5시 퇴근만 돼도 아이들과 보낼 시간도 넉넉해지고 어린이집에 오래 맡겨서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의견으로 "우리 때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다, 당연한 걸 뭘 그러냐는 윗분들의 생각이 옛날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다. 육아파파의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급선무다. 아침은커녕 같이 저녁 먹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또 "아이 시간에 맞춰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사실상 공무원 외에 직장잡기가 힘들다. 알바밖에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두 번째로는 모든 아이들은 다 소중하니 첫째, 둘째, 셋째 차별하지 말고 균등하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었다. `첫째아부터 출산장려금 및 취학 전 아동의 양육수당 지급`이 바로 그 내용이다. `남해군 자체 양육수당 균등 지급 및 아동 수업 확충`과 `소득 상관없이 아이돌보미 지원` 등이 그 내용이다.

 그 밖에 아이들이 뛰 놀 수 있는 문화환경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공동육아센터가 많아지고 실외 및 실내 문화시설이 늘어나기만 해도 아이 키우기 수월한 환경이 될 것 같다. 자연과 함께하는 남해의 특성을 잘 살려 농업 및 곤충과 관련된 체험이 많아진다면 관광산업에도 좋고 아이 키우기에도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질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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