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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야치(家鷄野雉)
남해타임즈 | 승인2018.11.01 15:29|(620호)

본지 오피니언 면에 연재되고 있는 최성기 창선고 교장의 이번주 옛날 말, 좋은 말은 `가계야치(家鷄野雉)`다. 집에 있는 닭과 들에 있는 꿩이라는 뜻으로, 내가 가진 것은 작게 여기고 남의 것은 크게 여기는 행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지난 30일 8년간의 소임을 다하고 남해를 떠나시는 보리암 주지 능원스님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맥락의 말씀을 하셨다.

스님께서는 "남해 분들은 남해가 얼마만큼 아름다운지, 남해가 얼마나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다른 곳에서 하는 것 중 잘되는 것을 좇는 것 같다"고 하셨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절반가량을 이 이야기에 쏟을 정도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최성기 교장의 `옛날 말, 좋은 말`과 능원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도보순례의 성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과 완도 청선도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산티아고 길은 산티아고 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페인의 기독교 순례길로 약 800km에 달한다. 사람들은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나를 돌아보고, 지정한 나를 찾고자 혹은 스스로를 내려 놓고자 이 길을 찾는다고 한다. 해마다 30만 명에 가까운 여행자들이 이 길을 찾고 있으며, 여행자들이 가장 걸어보고 싶은 길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 요즘 뜨고 있는, 더딘 풍경이 삶의 쉼표가 되는 완도 청산도 또한 그러하다. 푸른 바다와 돌담길, 구들장 논, 해녀의 미소가 복잡한 세파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청산도로 오게 한다. 이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왜 산티아고 길과 창선도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리는지 고심해봐야 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정부와 의회를 비롯한 지역구성원들은 스스로 지역발전을 일구어 나가야 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지역발전을 일구는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핵심 중 하나가 방향성이다. 어떤 지역발전을 지향할 것인가를 정하지 못하고 나아간다면 사공이 제 각각 노를 저어 어쩌면 남해호는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거나 지향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할 수도 있다.

남해가 남해다움을 간직하지 못하고, 남해의 자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잘 나가는 지방자치단체 따라잡기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최성기 교장의 `옛날 말, 좋은 말`과 능원 스님의 말씀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는 이 시기에 남해사람들이 한 번 새겨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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