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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남해타임즈 | 승인2018.11.01 17:06|(620호)
김 용 엽
시인

언젠가 문배주를 들고 가서 마셨다더니
누가 평양 가면서 좋은데이를 들고 가던 날
무슨 좋은 날인지 친구가 한 박스를 준다
산 숭어가 도마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는 주막
연신 주모는 예쁜 손질을 마치고
계란형 접시에 수북이 담아 오면서
한잔하잖다
토막난 그녀의 이야기는
창자가 제거된 숭어 배같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긴 머리나 휘날리는
과년한 딸의 10년 빈둥거림은
가슴속 근심으로 자른 풋고추보다 매웠단다
딸내미만 의지하며 살아온 신산한 그녀의 삶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는 한숨이 여삼추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소주 5병이 바닥을 들어내도 끄떡도 않더니
짜다라 취하지도 않는 낮술에
겨우 카스 한잔에 맥이 풀리는 그녀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내며 흘리는 눈물이
투명한 식탁보 위에 흥건한데
어울리지 않은 귀뚜라미 소리가/
호들갑을 떨지만
심드렁한 그녀의 한 마디

"남북이 열리는 것보다/
  우선 장사가 잘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 낮술이 확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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