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순국제전`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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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순국제전`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나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11.09 11:00
  • 호수 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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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이순신 순국제전 우리가 가진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가능성 제시

운구행렬 바탕 위에 뮤지컬, 마당극, 갈라콘서트까지 다채로운 문화 만남

 남해 노량 앞 바다 관음포는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신 곳이자 성웅(聖雄)으로 다시금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의 현장을 과연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머리로만, 교과서에서 본대로만 외운 대로만 듣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러한 역사문화자산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 바로 축(祝)과 제(祭)의 시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국제와 순국제를 오가며 어떤 해는 이순신의 탄신일에 운구를 나르는 웃어넘기지 못할 사건까지 겪은 구구절절 기막힌 사연 많은 행사가 바로 이순신 순국제전이었다. 그러한 순국제전이 지난 2·3일, 비로소 제대로 옷을 갖춰 입고서 첫 발걸음을 뗀 듯 했다. 이순신순국공원이라는 통일된 장소에서, 비교적 포근한 온도 속에서 이순신에 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었다.

 운구행렬이라는 역사의 한 장면 위에 화전매구 길놀이, 고현 집들이 굿놀음 등 지역의 고유문화가 녹아들었으며 `바다의 신`으로까지 불리던 이순신 장군의 추모제답게 해군 군악대와 의장대시범이 잘 곁들여 졌다. 뮤지컬 `이순신의 바다`는 또 어떤가. 1958년 11월 19일 노량으로 모인 500척의 선단을 관음포로 유인해 임진왜란 7년 전쟁을 격퇴시켰던 뜨거운 현장을 담아내는데 손색이 없었다.

 큰들 마당극 `오작교 아리랑`이 보는 이의 눈물을 훔쳐냈다면 영화 `왕의 남자` 줄꾼 권원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은 시종일관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3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팬텀보이스 갈라콘서트까지 이번 순국제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문화 만남의 장(場)이었다. 공무원 동원이라는 쉬운 길을 과감히 접고 군내 학생들과 이배사 회원, 고현면민 등 200여명의 참여와 함께여상규 국회의원과 군의원의 동참으로 이뤄진 운구행렬은 잠시나마 420년 전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걸음이었으며, 축제장 곳곳에는 이순신 장군의 어록과 더럽혀지지 않은 깨끗한 남해생태환경을 만날 수 있는 생태사진전은 물론이며 고려대장경 판각시연, 서각체험, 솟대만들기 등 우리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는 체험공간이 곧잘 어울렸다.

 그뿐이랴. 이순신을 알게 됨으로써 인생2막을 새롭게 쓰고 있는 서재심 해설사의 `이순신 리더십 강의`와 우리조차 잘 알지 못하는 호국광장과 첨망대 등 장소 이야기를 전해준 해설투어까지, 그야말로 배우는 축제였다.

`이순신`, 누구와 만나게 할 것인가
 역대 순국제에 따라다니는 두 가지 악재가 있었다. 적은 관람객과 싸늘한 날씨. 올해는 그나마 순국일보다 앞당겨 치러서 하늘도 맑았고 기후도 온화했다. 그러나 관람객 숫자는 여전히 적었다. 생활체육대전과 바래길 걷기행사 등과 겹쳤다고는 하나 제사 성격이 바탕인 순국제이기에 주요 관객 설정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으며 자라나는 학생들이 즐겁게 이순신을 만나게 할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맥주축제처럼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마시고 즐기는 축제도 아니며 그렇다고 마늘축제나 멸치축제처럼 특산품판매와 지역민 위안이 섞인 행사도 아니다 보니 밀도감 있게 하루만 치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대한민국 영웅인 이순신을 `순국지`라는 남해만의 특성 속에 새롭게 녹아내느냐가 관건이다.

 교육,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체험형 축제로 가되 관광지나 도심이 아닌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의 한계와 계절을 고려해 무대시간안배 또한 일몰 전이 적절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1억6000여만원의 귀한 예산이 수반된 순국제가 끝이 아닌 새로운 페이지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안의 배 12척을 모아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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