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소통, 제주 맥파이? 남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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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소통, 제주 맥파이? 남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11.22 11:29
  • 호수 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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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색 담은 수제맥주는 관광과의 소통매개, 맥주 연구하는 정용수 씨

 만일 나만의 레시피대로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면? 맥주로 우리의 지역을 사랑하고 우리의 친구와 소통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걸어가는 이가 있다. 상주면 임촌마을에 사는 홈브루어(home-brewer) 정용수 씨가 바로 그렇다.

 홈브루어들의 대표 커뮤니티인 `맥주만드는동호회`, 줄여서 `맥만동`으로 더 유명한 그곳에서 열린 `홈브루잉 경연대회`. 에일 부문 은상을 받았다는 기쁨보다는 `수제맥주(^크래프트맥주,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으로 만든 맥주)`의 매력과 가치를 아는 사람을 발견하는 기쁨이 훨씬 크고 소중하다는 정용수 씨를 만났다.

 앉자마자 맥주 이야기부터 하자며 눈이 반짝이는 사람, 정용수 씨는 작년 연말부터 수제맥주에 `미쳐 살고 있다`며 본인을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성수동의 `어메이징 브루어리`부터 경북 문경의 `가나다라 브루어리`, 안동맥주와 바이젠 브루어리, 제주 맥파이 등 수제맥주 성지가 있다고 하면 전국 어디라도 단박에 가고 보는 행동파다.

 남해로의 귀향 전에는 실내건축디자인 분야에서 쭉 사업하다 아름다운 고향 남해에서 평소 갖고 있던 지역 식음료에 대한 고민을 해오던 찰나 수제맥주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 늦깎이 맥주 신입생. 그가 맥주를 직접 제조해보며 스스로 찾은 수제맥주의 매력은 `다양성`과 `소통`에 있었다.

 정 씨는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의 95%가 수제맥주의 맛을 제대로 못 본 사람들일거라고 생각한다. 맥주 시장자체의 규모는 크지만 그 안에서 수제맥주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는 있으나 아직 제대로 시장형성이 안 됐다고 본다"며 "수제맥주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또 다양한 향미만큼 다양한 관계 맺기와 소통이 가능한 관광 분야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홈브루어가 개인 간의 소통이라면 이를 키운 지역 맥주는 지역적인 소통이 될 것이며 나아가 이러한 특색있는 맥주가 관광객에게는 소통의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철학 아래 부지런히 다양한 맥주공부에 푹 빠져 지내는 용수 씨. 지난 5월에는 제주 서귀포로 날아가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에서 2주간 양조기술교육을 받았고 얼마 전에는 맥주의 핵심재료인 `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제천기술센터에서 열려서 참여했다고 한다. 즐기면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다 보니 직장도 접고 남해에서 재배-생산으로 이어지는 지역맥주양주장에 대한 꿈도 꾸게 되었다고.

 정 씨는 "남해의 경우 날로 줄어드는 인구 때문에 마늘의 대안으로 다년생 식물로 한번 심으면 25년 가는 홉 등의 특수작물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을까 싶다. 남해유자맥주, 남해흑마늘맥주 등 지역맥주는 지역 홍보에도 좋고 술은 음식, 안주 등과 이어져 수익이 창출되므로 행정에서도 이러한 지역맥주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제안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관행적으로 흘러가는 서류에 속고 스펙에 묻어가는 걸 지양해야 한다는 그는 "스펙만 쫓아 민간자격증 나열에 치중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개인 양조를 한 번 더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며 "본인만의 레시피를 짤 수 있고 맥주에 대한 소신과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실력과 경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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