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지족구거리(지구) 일상을 기록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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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지족구거리(지구) 일상을 기록해갑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11.22 16:59
  • 호수 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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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지족구거리 소식을 담은 `월간지구` 발간하는 청년들
`월간지구의 주인공은 지구(지족구거리)`라는 뜻에서 본인들 사진이 나오는 것을 정중히 거절한 황성우, 박수진 씨.

"영화 세트장 같았어요. 키 작은 건물들, 오래된 건물들이 줄 서 있고… 20년 넘게 멈춰 있는 모습이 기억과 시간이 멈춰진 느낌의 세트장 같았어요. 세트장이 그렇잖아요. 영화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배경 같아, 마음속 작용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지족 구거리에서 아마도 책방을 운영하는 박수진 씨가 말하는 거리의 매력이다. 수진 씨는 지족 구거리 끄트머리에서 초록스토어를 운영하는 황성우 씨와 단짝이다. 이 반짝이는 청춘 두 사람, 단짝이 만나 `월간지구`를 만들어냈다. `월간지구`는 지족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족구거리(지구) 소식지다.

거창하게 들려 지지만 종이 한 장의 간단명료한 소식지이다. 또 그렇다고 해서 가벼운 종이 한 장은 결코 아니다. 일종의 씨앗인 셈이기 때문이다. 어떤 열매를 피워낼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자그마한 문화 씨앗. 월간지구는 A4용지 한 장 크기 안에 지족 구거리에 존재하는 상점 소개를 중심으로 하나씩 변화되는 마을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성우 씨는 "우리 두 사람은 이 구거리가 참 좋아서 여기서 삶의 터전을 다잡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처음 가게를 열면서 지금까지 크고 작은 도움과 애정을 담뿍 받아서 그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할까 하는 기분 좋은 고민을 오래 했다. 군청에서 나오는 소식지는 그거대로 균형적인 소식지라면 여기 이 거리, 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들을 기록으로 남겨보면 어떨까, 그걸 정기적으로 선물드리면 어떨까 싶었다"며 "여기서 살다가 도시로 떠난 분들과 지금 여기 이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소식지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관광 홍보지가 아닌 이곳의 오늘을 담으려 작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편집부터 인쇄, 배포까지 모두 자비로 진행되는 작은 문화 씨앗인 월간지구. 그러나 이들 청춘은 혹여 이 작은 종이 한 장이 여기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거나 혹여 애물단지가 될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수진 씨는 "순수하게 그저 우리가 이곳이 좋아서 하는 자발적인 시도인데 혹여나 오랫동안 살고 계신 분들에게 원치 않는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될까 그 점이 늘 염려스러웠다"며 "그래서 결코 이 소식지의 파이를 키우지 않고 그저 이 한 장으로 꾸준히 지속적으로 묵묵히 소박함을 지켜가자고 매번 다짐하고 있다"는마음을 전했다.

사람이든 마을이든 뭐든 사랑하면 사랑을 쓰고 싶어지는 게 우리네 본능인가보다. 자연스러운 실천인가보다. 이들 청춘이 연필로 꾹꾹 눌러 써 내려갈 마을애정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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