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김재명의 숨비소리
치세(治世)
남해타임즈 | 승인2018.11.29 12:10|(624호)

인간이 가진 욕망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서민들의 경우 몇 억 정도 만 있다면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살겠는가 하는 한탄을 하지만 몇 십억을 가지고도 서울 강남에서는 전셋집 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10조가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는 대기업의 총수들이 더 많은 욕심 때문에 교도소에 간다던지, 더 높은 권력과 부를 향한 무리한 행보로 전직의 두 대통령이 지금도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봐도 인간이 가진 욕망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한비자는 이러한 인간이 가진 욕망에 대해 확실한 제어를 하는 힘을 가지지 않으면 국가의 통치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믿음이나 사랑보다는 법에 의한 군주통치를 주장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법을 통해 사사로운 인간적 정에 의한 예외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인간이 가진 욕망과 위선을 통제할 때 국가든 사회든 강한 힘을 갖게 된다고 역설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법은 자유를 구속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통제하고 욕망으로부터 생성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의 총의를 확보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책인 것도 분명하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화가 변하고, 과학적 사실도 변화됨에 따라 법도 그에 따라 탄력적으로 바꿔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행의 법에 근거해서 엄격하게 법에 의한 치세를 해야 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초나라 장왕은 중국의 역사상 위대한 성군으로 유명하다. 그는 나라를 유지하는 법령과, 법령을 엄격하게 지키는 인재, 인재를 중시하는 정책을 국지삼보(國之三寶)라 하여 매우 중하게 여기며 나라를 다스렸다.

한 예로 당시 내궁 안까지는 말 수레를 타고 들어갈 수 없다는 법령이 있었는데 왕의 급한 부름을 받은 태자가 큰비가 내려 내궁의 뜰 안까지 수레를 몰고 들어가려 했으나 이를 문지기가 법령에 위배된다 하여 극구 만류했다.

그러나 태자는 부왕의 급한 부름을 이유로 그대로 채찍을 내리치며 내궁 안으로 수레를 몰고 들어갔다. 그러자 문지기는 창으로 말머리를 내리쳐 길을 막고 도끼를 휘둘러 수레를 부숴버렸다. 진흙탕에 내동댕이친 태자는 이에 격분하여 장왕에게 울며 문지기를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태자의 말을 들은 장왕은 생각 끝에 지금의 국가를 움직이는 자가 태자의 아비이고 앞으로 국가를 움직여 나갈 이가 태자이거늘 이에 기대어 개인의 욕망을 취하려 하지 않고 법을 지키는 충신이라며 오히려 문지기를 두 계급 특진시켜 관리로 임명하고 태자의 잘못을 엄하게 훈계했다 한다. 

2500년도 더된 고사이지만 목숨을 걸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적인 욕심에 얽매여 사안의 본질을 왜곡시키지 않았던 문지기와 이런 인재를 알아볼 줄 아는 장왕의 지혜로움이 초나라가 중원을 장악하고 부국강병을 이루었듯이 오늘 우리사회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보다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해타임즈  nhsd@hanmail.net
<저작권자 © 남해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해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우) 52429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남해대로 2699  |  TEL 055-863-3365  |  FAX 055-863-3382
제호 : 남해시대   |  등록번호 : 경남 아 00014   |  등록일자 : 2006년 3월 6일   |  발행연월일 : 2006년 3월 6일
명칭 : 인터넷신문  |  발행인·편집인 : 이정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정원
Copyright © 2006 남해시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hsd@hanmail.net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