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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게하 전병하, `아직 따스한 곳` 남해에 안착하고 싶다지옥철2호선 출근자들의 가장 가까운 이상향은 `귀촌`
강영자 기자 | 승인2018.12.27 17:07|(627호)

여수엑스포 개최와 서상-여수 뱃길 개통으로 시끌법적했던 영화(榮華)를 뒤로 한 채 뱃길이 닫히면서 현재 서상항은 조용하다. 서상항의 번영을 상징했던 서상여객선터미널 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여행자들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용도 변경된 이 건물을 공식입찰을 통해 3년간 운영키로 한 전병하 대표. 그를 만나 남해로의 이주이야기와 이곳에서의 삶을 들어보았다.

마흔 중반의 이른 퇴직
평범한 사람이 듣기에는 큰 금액인 연세를 남해군에 납부하고 서상게스트하우스를 도맡아 운영하게 된 전병하 대표는 올해 마흔 일곱이다. 부인 서정민 씨와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해찬 군과 함께 남해에서 살기로 결심한 그는 중년의 지고지순한 가장이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연고도 없는 남해로 덜컥 이주를 결심하게 된 건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궁금했다. 병하 씨는 "저 역시 삼십대 때만 해도 한 60세에 퇴직을 해서 퇴직금 등을 모아서 평소 여행을 좋아하면서 품었던 숙박업에 대한 로망을 풀어보자, 퇴직하면 반드시 바닷가 마을에서 살자 이렇게만 골몰했는데 인생은 참 생각대로 되지 않더군요. 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직장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 와 버렸죠. 명예퇴직을 하고 제가 60 이후로 미뤄둔 꿈을 앞당겨서 해보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숙박업에 대한 로망만으로 전 재산을 투자하기에는 책임져야 할 아이가 아직 어렸고 스스로도 걱정이 컸다고. 그래서 고심 끝에 먼저 과감하게 짓기보다는 3년간 숙박업을 배워가는 과정으로 지난 6월 20일에 `서상게스트하우스`를 선택, 계약했다고 한다.

 

도시만큼 비싼 집값에 놀라다
숙박업의 로망이 컸던 병하 씨, 그런 그가 남해를 택한 데는 20대 때 와본 여행의 경험이 컸다.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늘 바다를 동경했다는 그. 


귀촌을 결심한 그에게 찾아온 2가지 고민은 경제적인 부분과 집값이었다. 아이 학교 문제로 올 겨울 가족들은 남해로 이사 올 예정인데 아직도 살 집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병하 씨는 "여기에 목돈을 쏟아 부은 데다 현실적으로 지금은 비수기라 거의 수입이 없는 상태다 보니 상대적으로 집을 구매할 여력이 안 된다. 월세나 전셋집 정보를 구하기 어렵고 대부분 매매를 유도하는데 설상가상 매매가가 웬만한 도시 중심지 가격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주말 마다 아내와 함께 집 찾기를 시도해보지만 아직 살림집을 구하지 못했다는 병하 씨. 그래서였을까. 혼자 이사와 7~8월 여름을 바삐 보내고 9월부터는 서서히 숙박객이 줄면서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뭔가 하긴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하지`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내 정민 씨의 위로가 힘이 되어 주었다고. 기존의 삶의 습관을 서서히 지워가는 요즘, 이들 가족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좋고 그 순간이 소중하다`고 한다.


남해에 사는 불편한 진실
그런 그가 남해에 바라는 게 있다면 불편한 교통문제의 개선이다. 긴 배차간격은 차치하고서라도 출발지와 종점, 중간경유 등을 이해하기 쉽게 `깜빡불`이 들어오는 원형노선으로 표시한다던지 부디 버스를 이해하고 이용하기 쉽게 해달라는 것이다. 일례로 2-30대 여성들이 버스를 타고 와서 바래길을 걷고 숙소로 돌아가는 시뮬레이션을 한번 해보고 정책을 편다면 달라지지 않겠나 싶다는 것. 


또 하나는 그가 남해의 가장 큰 아름다움으로 꼽는 금산과 보리암의 요금징수체계였다. 금산 보리암을 다녀온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또 받아?"였다고. 병하 씨는 "금산복곡주차료 5000원 내고 올라가면 보리암 가는 셔틀버스 2000원을 받는다. 그리고 입구에서 입장료 1000원을 받는다. 3번에 걸쳐서 내니 관광객들의 불만은 가중된다. 국립공원에서 받는다 생각하지 않고 `남해군 너무하네`하며 투덜대며 내려온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금산과 보리암이 너무 아름다워서 일부는 잊어주지만, 남해에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어서 마음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남해를 사랑하기로 작정한 이, 어찌 보면 무모해보일 수도 있는 그의 선택을 두고 스스로는 `휘둘리지 말고 내 삶의 중심을 잡고 가치를 붙잡고 살아가자`고 되뇌는 병하 씨가 꼽는 귀촌의 매력은 뭘까. 그는 답했다. "사실 매력보다 기존 생활에 대한 염증이 더 컸던 것 같다. 오랫동안 반복해온 습관과의 결별이랄까. 툭하면 미세먼지, 툭하면 황사라는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들으며 서울 사는 동안 마스크를 벗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지옥철이라 불리는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을 겪어본 사람 중에 이상향을 찾지 않을 이 누가 있을까 싶다. 우리가 꿈꾸는 가장 가까운 이상향이 바로 귀촌 아닐까?" 

이상향(理想鄕)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를 감당할 만큼 과연 남해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다시금 상념에 젖게 되는 시간이었다. 어찌되었건 영화(榮華)는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강영자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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