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옷처럼 글쓰기는 내 삶의 틈과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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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옷처럼 글쓰기는 내 삶의 틈과 결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12.27 17:24
  • 호수 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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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 출신 최옥연 작가, 수필집 `틈이 생길 때마다` 출간
경남 남해 노도 출생2002년《울산 문학 》신인상 2004년《현대수필》(빈집)으로 등단2007년《에세이문예》작가상 2012년《울산문학》작품상2014년 수필집《노도 가는 길》출간 20018년 울산문학상현 한국문인협회. 울산문인협회. 울산수필가협회. 현대수필학회 회원

자그마한 섬, 노도. 노도 가는 길은 언제나 눈이 시렸다. 그 섬에서 나고 자란 소녀는 어느덧 삶의 결을 담아내는 수필가가 돼 다시 남해와 어머니를, 그리고 우리네 삶을 노래한다.

현재 울산에 살고 있는 최옥연 작가의 소식이다. 2014년 봄 `둥글게 업어 와 아슬아슬한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 거북손같이 그렁그렁한 자식들을 매달고 끝내 당신의 벼랑을 지켰던 어머니`, `아직도 섬 안의 섬처럼 땅에 등을 굽히고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엮어낸 수필집 `노도 가는 길`에 이어 2018년 12월 두 번째 수필집인 `틈이 생길 때마다`를 엮어낸 최옥연 작가.

 

그녀는 1965년, 5남매의 막내딸로 태어나 `정희, 설리, 옥련을 거쳐 옥연`이라는 다양한 온기와 이야기가 담긴 이름으로 살아왔다. 상주중, 남해상고(현 남해정보고)를 거쳐 방송통신대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2002년 <울산문학>에서 신인상을 받고 2004년 <현대수필>에서 `빈집`으로 등단해 꾸준히 집필 해오고 있다.

이번 수필집 `틈이 생길 때마다`는 88세 노모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은 덜어내고 다양한 삶의 주제를 4가지 섹션으로 담아내었다. 최옥연 작가는 "전작이 어머니의 한을 풀어내고자 쓰다 보니 본의 아니게 가족사에 치우쳐진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아 이번에는 가을단풍처럼 다양한 색을 담고자 했다. 수필이 그렇지 않은가. 삶과 문학 사이에서 부단히 시름하다가도 그 경계를 허물며 아우르는 것. 그러한 매력 때문에 오늘도 펜을 놓지 못하고 그러한 삶의 틈과 결을 이 자그마한 책에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교시절부터 글을 써오기 시작한 최 작가는 어린 시절 오빠들의 서재가 글의 원천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서재에 있던 세계문학전집, 철학서, 조선왕조실록 등 다양한 역사책을 보며 책읽기의 매력에 빠졌고 더불어 자연스레 자기 치유의 글쓰기부터가 시작이 되었던 것 같다"며 "이제 내게 글을 쓰는 시간은 자연스런 삶의 오랜 습관처럼 삶이 되어버렸다. 편안한 옷 같은 삶이야말로 내게 있어 글쓰기 그 자체"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책읽기와 글쓰기, 바늘과 실 같은 그 운명에서였을까. 2002년부터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울산 북구 지부장을 맡아 현재까지 책읽기의 매력을 전하고 있는 그녀의 일상은 담백하고 그래서 더 빛이 난다. 오전에는 책을 읽거나 시간을 정해서 글을 쓰고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전력근무, 저녁이면 1년 전부터 시작한 영어 공부에 빠져 산다. 영어원서를 자유자재로 읽고 홀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버킷리스트라는 그녀는 오늘도 글과 함께 배움으로 삶을 채워가고 있었다.

끝으로 그녀의 수필 `틈이 생길 때마다`의 일부를 발췌 해 싣는다. 

"천년의 시간을 보내고도 아름답고 튼튼한 기둥은 틈이 만든 결 때문이다. 결과 결이 만들어 놓은 무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중략)… 

그 어떤 것도 기둥의 결에 대해 함부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자기만의 결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이야 말 할 필요조차 없다. …(중략)… 

틈은 결을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일지도 모르겠다. 나무의 결이나 사람의 결이나 다르지 않다. 결과 결 사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촘촘한 틈이 보인다. 사람의 틈 하나도 예쁘게 보아야 아름다운 결이 만들어진다. 결과 틈을 분리하지 않은 아름다운 기둥처럼. 조금 늦은 반성은, 틈이 만든 결의 밑천쯤으로 여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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