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쎄빠지게 캐봤자 인건비도 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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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쎄빠지게 캐봤자 인건비도 안 나와`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9.01.03 10:51
  • 호수 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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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매 가격,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쳐 / 기상호조·출하량 많아 평균 1000원 수준 / 일부 농민들 직접 유통 움직임도 있어
남해시금치 경매동향 <자료출처 - 남해군>

최근 시금치 값이 인건비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낮게 형성되고 있어 농민들의 얼굴이 어둡다.

한 농협에서 제공받은 군내 4개 농협의 파종 시금치 경매 취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12월 21일 현재 경매가격은 1kg 당 최저 200원에서 최고 1890원으로 평균 가격은 1000원 정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격 270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다가 가격이 오를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근심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농민은 "젊은 사람들은 보통 한번 시금치를 수확하면 10kg짜리 10포 정도를 캘 수 있는데,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4포가 최대치다. 현재 가격으로는 4포를 수확해봤자 5만원도 되지 않는다. 인건비조차 되지 않는 금액"이라고 하소연했다.

남해군과 농협은 현재 낮은 시금치 가격 형성의 주된 이유를 기상호조로 남해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출하량이 많은 점과 채소류 소비위축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농민들은 "농민을 위해 농협과 남해군이 관망만 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농협 관계자는 "겨울철 오전에는 보통 땅이 얼어서 작업이 안 되는데 올해는 오전에도 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날씨가 좋고 비도 적어 물량이 많다"고 설명하며 "농협에서도 시금치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물량이 너무 많아 쉽지가 않다. 전국의 시장 자체가 굳어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물량이 많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현재 마트 등에서는 시금치가 자신들이 받은 가격의 수배이상으로 팔리는 것에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는 농민들은 유통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쏟아내고 있으며 자신들이 직접 유통을 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농민은 "젊은 농민들 중심으로 영농법인을 준비 중에 있다. 내년쯤에 영농법인을 만들어 판로를 개척하고 직송으로 유통과정을 줄여볼 계획"이라며 "현재 한 농협에서도 농민 직송을 올해 시범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해시금치는 타 지역 시금치보다 당도가 배로 높아 참기름 등의 양념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맛이 매우 뛰어나지만 투박한 외형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 지속적인 남해시금치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기온하락으로 시설채소류 수급감소 및 설, 정월대 보름 영향으로 시금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낙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태웅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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